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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한 남편


BY 휴 2000-10-24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렇듯이 나보다도 남편을 우선으로 한다.
여자의 본능인가..?
오늘 아침에도 감기기운에 회사에 조금 늦게간다고 하길래
나는 조금 지각하면서도 찌개를 끓여 밥 먹을 수 있게 해놓고 생강유자차타서놓고, 배깍아놓고(감기 빨리낳으라고) 집에서 잘 챙겨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으로 나왔다. 그런데 오늘 집에올때 비가와서 남편이 집에 먼저와있길래 '우산좀 갖구 나올래?' 하고 지하철 역에서 나올때 전화했더니 역시나 자기가 올때 비 안왔다고 안나온단다.
비를 맞고 집에 오면서 큰 빗방울이 머리에 뚝뚝 떨어질때마다 슬퍼졌다. 비를 맞고 안맞고를 떠나서 회사에서 시달리고 지쳤을때 남편이 마중나와준 그자체로 위로받고 마음이 확 풀렸을텐데.. 자기밖에 모르는 남편이 너무 야속했다.

집에 들어왔더니 미안한지 옆에서 알랑거린다.
진짜 비맞았네~ 이러면서..
친구한테 전화받고 나간단다.
부인이 비온다고 전화해도 피곤하다 비안온다 하면서 안나온 사람이...
이런 인간하고 계속 같이 살아야하나..?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