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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나쁜가요


BY 고야 2000-10-27

저는 넉넉하진 않지만 그래도 그일이 있기 전까진 참 부모 자식간에도 잘 지내고 형제지간에도 우애깊은 2남 3녀중의 큰딸로 자랐습니다.재력은 없지만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그런 가정 말입니다.그런데 제가 20살때 엄마가 가출을 하셨습니다 그때 알았죠 아빠 엄마 사이가 예전부터 안좋았다는거 .그리고 엄마가 중간에서 모든걸 참아내고 차단시키면서 우리를 보호하는덕에 우리5남매가 우애깊고 행복하게 살아왔다는것을 말입니다.20살인 나에겐 너무 무거운 짐이였습니다 술꾼 아빠에 넷이나 되는동생들( 그때 막내가 초등3년)고작 월급 30만원되는돈으로 (아빠는 2년을 술로 살았슴)고등학교 중학교 동생들을 가르키키 시작했습니다.벅차더군요.쌀이 떨어지기 일쑤고 반찬이 뭡니까..어쩔땐 굶었습니다 제나이가 몇이냐구요 올해로 29이예요 그렇게 힘들때 신랑을 만났습니다.시골에서 난 쌀 이번엔 친구들이 많이와서 많이 먹었네 하며 가져와서는 우리집에 두고가고 아빠가 날 힘들게 하면 맘 다독이고 ..동생들 챙겨주고 ..그리고 결혼 했습니다.신랑 하나만 믿구서.. 결혼보다는 동거를 시작했지요
누가 뭐라고해도 내귀에 무슨 소리가 들려도 나를 감싸주는 신랑하나 믿구서 그렇게 시작했지요.그사람을 사랑하기도 하구요
내짐을 그사람과 같이하면 짐이 덜어지는줄 알았습니다. 근데 결혼이라는거 정말 웃기더군요 .짐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우리 시어머니 에미가 바람나서 (시골양반이라 여자가 집나가면 다 그렇다고 생각)나간 집 자식이라고 .농사지어서 친정식구 다 먹인다고 그러고 에미한테 못배워서 그런다고 그러고 .시집오기 전까지 저 저희동네에서 공부잘하고 부모한테 잘하고 살림 잘한다고 맏며느리 감이라고 칭찬이 대단 했습니다 근데 막상 시집을 가니 그런 대우를 받기 시작했어요 시집간다음해에 아들하나 그리고 조금지나 딸 하나 낳았습니다.시어머니가 저에게 아무리 심한말 해도 참았습니다 애초에 너 맘에 안들었다.말끝마다 집나간에미 내가 니들 먹어라거 싸주면 친정식구 갔다 준다 아무리 그래도 참았습니다 .사실 남편이 저한테 제 동생들한테 너무 잘했거든요 아빠 대신으로..근데 점점 참기가 힘들어집니다 .누구며느리 누구집며느리 비교에 용돈요구 (특수작목으로 우리보다 많이벌어요)무슨일 터지면 큰아들 큰아들 거기가 지난번 수술땐 저희집에서 계셨습니다 몸 아퍼지니까 큰며느리 찾더군요 항상 ??은일 있을때.돈 필요 할때만 말입니다.처음엔 저희 부모님 욕 안듣게 하려고 집니간 에미둔 자식이라고 소리할까봐 정말 무던히도 눈물바람하면서도 참았지요 시누이 같이살고 시동생같이 살고 그랬는데 몰라주더군요.너무너무 밉고 힘들러서 다 나가라고 하고 우리식구끼리 삽니다 그런데 그런 제가 미운가봐요 ..
근데요 저한테 그러시는건 이해할수 있겠어요 큰아들이잖아요
의무는 다하면서 권리는 쥐뿔도 없어요 집도 이미 작은 아들한테 가 있구요 논도 딸 시집 보낸다고 꽉 쥐고 있고 너희한텐 아무것도 없다고 시골 갈때마다 이야기 합니다 내년에 시누이가 식 올리는데 저희가 필요하데요 큰아들이니까 좀 내놓으라고 .우리살림 시작할땐 사글세 30만원 짜리부터 시작해도 방세 한번 안 보태 주셨는데 그렇게 힘들다 그래도 눈 하나 까딱 안하시더니 4개월된 딸아이 맏기고 일나가는데도 애한번 안봐 주시더니 애낳고 퇴원해서 집에오니 애만보고 가셔서는 안오시더니 애들 옷한번도 안 사주시고 그러더니.애초부터 너같은 며느리 들이기 싫었었다고 그러시더니 이젠 제가 필요 하시다네요 딸 시집보내야되니까... 나이들어 이제 농사?기 힘들어서 생활비 걱정되니까. 아무것도 이젠 하기 싫습니다 저도 아직29 젊거든요 .나도 내자식 돌봐야 되겠거든요 욕만 먹고 의무만 하고 몸고생 맘고생만하는 그런 허울뿐인 큰며느리 하기 싫거든요 착한 며느리라는 소리도 이젠 정말 싫습니다 .아직 살아가야 할날이 더 많은데 이렇게는 정말 더 이상 하루도 싫습니다 .'시' 자만 들어도 가슴이 요동칩니다..뭔가가 뜨겁게 올라오고 심장박동이 뛰기 시작합니다
이러다 제가 어떻게 될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