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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BY 사랑니 2000-10-31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내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참으로 따뜻하고 행복합니다.



언젠가부터 전 행복이



TV 드라마나 CF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거울을 통해서 보이는



제 눈동자에서도 행복이 보입니다.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좋은 일들만 생길 수가 있는지



그렇게 늦게 오던 버스도



어느새 내 앞에 와 어서 집에 가



전화를 기다리라는 듯 나를 기다려주고



함께 보고 느끼라는 듯 감미로운 사랑 얘기를



테마로 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되고



읽어보고 따라 하라는 듯 좋은 소설이나 시집들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며



내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 수 있을 때 문득문득 불안해지곤 합니다



사랑하면 안 되는데



또 그렇게 되면 안 되는데



버스가 너무 빨리와 어쩔 수 없이 일찍 들어간



집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 전화기만



만지작 만지작 쳐다보고 있으면 안 되는데



감미로운 사랑 얘기를 테마로한



영화가 개봉될 때마다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게 되면 안 되는데



읽을 만한거라곤 선물 받았던 책..밤새도록



뒤적이며 울고 또 울게 되면 안되는데



입을 맞추고 싶다가도



손만 잡고 말아버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또 생기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