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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에 대한 생각(나 정말 미쳤나봐-나쁜년 님의 글을 읽고)


BY 가치관의 혼돈 2000-11-03

예전에 당신의 글을 읽었다면 저도 다른사람들 처럼
당신을 비난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당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저는 소심한 성격이라 늘 짝사랑만 했고
절재력도 아주 강한편이라고 자부하며 살았습니다.
그야말로 거의 도덕교과서 수준이었죠.
결혼전에도 남편이외에 다른 남자랑 뽀뽀한번 해본적이
없답니다.
그리고 이혼하지 않는한 다른 남자랑 육체적 관계를 맺는다는건
제 사전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영화"정사"를 1년전 처음 보았을때
저는 그 남녀 둘을 얼마나 욕했는지...
"인간이라면 저래서는 안되지. 동물과 인간이 다른점이 뭔데
바로 자제할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건데.
미친것들"하고는 그영화를 보면서 분개를 했었죠.

올해에 영화"정사"를 TV에서 두번째로 보게되었죠.
제 생각은 1년사이에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내가 이미숙이라면 나도 그녀처럼 할지도 모르겠다는...

왜그렇게 사고가 바뀌었냐구요?
전 결혼하고 설흔이 넘으면 아무에게도 끌리지 않는 줄 알았죠.
주위에 그런 사람도 없었고...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남편을 만난 이후로
처음으로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잠시 마음이 흔들리는 거라고 생각하죠.
이성을 좋아하는 감정은 호르몬이 2년이상을 가지 않는다고
하니 언제가 그사람을 봐도 무덤덤할 날이 오겠죠.

그러나
유부녀인 제가
마치 소녀때처럼
그사람을 먼 발치에서만 봐도
가슴이 뛰고 뒷모습만봐도 좋고
그사람옆에만 지나가도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사람들은 저에게 무슨 말을 할까요.
주책이라고 할까요.
남편을 사랑하면서도 또 다른 이성에게
이런 감정이 느껴진다는 건 경험하기 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죠.

그리고 그와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상상을
무수히 했습니다.
소녀때의 사랑과 유부녀의 사랑은
여기에서 다른점이 있나봐요.

아무튼 전 당신처럼 저지르지는 못합니다.
그냥 마음속으로 좋아하고 생각만 할뿐이죠.
그렇다고 제가 당신보다 더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할순 없겠죠.
이미 마음속으로 간음을 했으니까.

그러나 이젠....
이해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불륜이라고 매도하는것. 당사자가 되어서 겪어보지않고 함부로 나쁜사람이라고 욕할 일만은 아닌것 같아요
결코 더러운 관계라고만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답변자 중에 오직 남편과의 성관계만이 아름답고 성스러운
것이라고 말한 분이 있었지만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그리운, 사랑하는 사람과의
육체적인 대화는 모두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자신의 남편이나 아내가 아닐지라도...

저만의 괘변일까요. 제생각을 합리화하기위한...
제 사고가 안좋은 쪽으로 타락한 걸까요?
전 이제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해도 조금은 용서라는 걸
생각해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상황참작해서)

전 마음속으로만 간음을 했지만
그건 한편으론 용기가 없는 겁장이이기 때문이기도 하죠
주위사람들과 나자신이 불행해지는 길이라는 걸 알기때문에
그 길을 안 간 거지만,
한편으론 주위의 질타가 두려워 못저지른 겁장이이기도 하죠.

횡설수설했군요.
제 글 보고 분개할 분들 많겠군요. 답변올려주세요.

남이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맨스(사랑)이라고
한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