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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진 남편어깨...........


BY 해수기 2000-11-13

어두운 뉴스들로 가득해서 요즘 난 뉴스도 일부러 피하네요.
천직이라 늘 당당하게 말하는 내 남편의 직업이 건축일을 하거든요.
작은 회사에 현장소장 . 23년째죠.
시아버님 고3에 돌아가셨데요.
그 길로 뛰어든 건축일. 어깨너머 배워 오늘 여기가지 왔습니다.
한 이불을 덮은지 10년이지만 남들처럼 한 집에서 지낸건 글쎄?? 일년이나 될까말까죠.
현장이 바뀌면서 자주 이사다닐 수도 없기에 남편은 현장에서 숙식하는 일이 많죠.
늘 그리워 하면서 살아가는 우리는 사회가 이럴대 마다 가슴이 천근 만근 됩니다.
IMF의 휴유증이 이제 막 가실려고 했는데....
어젠 아이들을 데리고 그이가 근무하는 원주엘 내려갔어요.
일요일 한번도 제대로 쉬는 적이 없는 남편의 일 욕심에 서운해서 바가지 긁은적도 많았었어요.
내 마음도 이럴진데 그 사람은 어쩔까 싶어 내려갔었네요.
아이들과 식사를 하는 그 사람이 왜 그리도 작아보이던지...
맘이 너무 아프데요.
사실 어제 전 생활비좀 줄려나 싶어서 겸사겸사 내려갔었든요,
지난 몇달동안 월급도 못 받고 살았거든요.
저요......
밤 새 생각했는데요.
내가 할 수 있는건 쓸고 닦는 거 뿐이니 파출부라도 나갈까 싶네요.창피해 하지 않구요. 한 번 해볼려구 하네요.
건강한 내 육신으로 일 할 수 있음을 행복하게 여기면서 말입니다.
제 생각이 옳은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