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966

남편이 불쌍해........


BY 설탕하나프림둘 2000-11-16

실망 님의 친구들과의만남--후기를
읽고나니 사는것은 각자 자기 사정따라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면서 살아 가면 되지 않겠냐는----뭘 입고 뭘 먹든--
생각이었지만

어제께 한통의 우편물을 받고 보니
이런말을 해도 될까 하면서
워낙 세상은 다양하고 사연도 많다는것을 여기에와보고 새삼 확인이 되곤 하였기에....말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내남편은 지난 IMF 이후 실직 하였다.
누구나 이름을 대면 알수있는 회사에서...
이런 얘기는 너무나 흔한 이야기가 되버려 새로울것도 없을 테지
만....

이나이에 그만두게된 가족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가게 지출은 늘어나는 시기이게 마련이다----아이들이 대학을 가게되어 학비부담서부터 집안에 체면치레 까지....

퇴직금 관리도 뜻대로 되지 않았고..
나는 원망할일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때로는 다른 사람은 잘도 붙어 있더니만 ...하는 생각도 안한건 아니었다.

남편과 대책을 의논 했지만 별다른 뾰족한 수가 나지 않았다.

어저께 우편함에서 한통의 편지
"귀하의 이력은 훌륭하시나........운운
다음기회에 어쩌구....."

벌써 내가 받은것만도 3통 째이다.---공식적으로도 여러수번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남편앞에 내놓을수가 없었다.
남편은 내게 그회사에 이력서를 보냈다는 말을 하지 않았었다.

아직도 내 앞치마 호주머니에 있는 그편지
남편은 이것 저것 배우고 준비하고 있지만

곧 실업자 100만 시대라니 틈새를 뚫기란 참으로 어려울것이다.

남과의 비교는 나의불행이라지만 '친구들과의 만남' 을 읽고나니 약간은 서글퍼진다.---- 나도 이제 경험할것 같은 현실이기에
외제로 치장한다는것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내가 이어려운 시기에 남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것이....

아마 나도 남편이 실직 하지 않았다면 무감각하게 그런 행동을 했을까 생각해보면서....

이제 아내에게 조차 말못할 사연을 만들어가는 남편이 너무불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