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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서도 나 미워할까?


BY 사고뭉치 2000-11-17

나-결혼 15년차
우리 동서-결혼 3년차
서른둘에 결혼한 우리 동서.
우린 직장 때문에 일찍 분가하였고,(분가 라기보다는 시어머니와 맞지 않아 맨 몸으로 쫓겨나다시피 함.)
40이 다되도록 어머니와 살던 시동생이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였다.
이유야 어찌 됐던 따로 사는 것이 늘 찜찜했는데,다행히도 우리 동서 어머니와 함께 사는 조건으로 시집 왔단다.

시집 와 채 일주일도 못되어 못살겠다고 집나간걸 내가 타이르고 시동생이 울며 데려 왔다.
내가 겪은 것, 또 겪어야 될것을 우리 동서가 나 대신 겪고 사는게 안쓰러워 잘 해주고싶다.

체격도 나의 절반 밖에 안되는 동서가 아들 둘 키우느라 애쓰는 걸 봐도, 주방에서 종종 걸음 치며 일하는걸 봐도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나는 없는 아들이라 어머니의 관심은 받고 산다.

집안 행사는 나 혼자 부담하여 일도 나 혼자 한다.
일 도와 주려고 하면 애나 보라며 그냥 거실로 내보낸다.
음식 다 만들면 꼭 간 보아 달라는 부탁은 잊지않는다.
동서도 함께 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려고.
우리 동서는 행동이 무척 느리다. 온 식구가 모두 답답할 정도로.
그래서 설겆이도 항상 내 차지다.

이제 시동생도 내가 왜 어머니랑 살수 없는지를 알고 있어서 좋다.
동서도 내가 하기 싫은 것을 대신해 주니 이뿌고, 미안도 스럽고.....
우리 동서도 다른 동서들처럼 내가 미울까?
앞으로는 더 잘 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