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아주 사소한 일이겠지만 저는 지금 한참 예민할때라
화가 도무지 풀리지가 않아서 제목을 좀 그렇게 쓰게 되었네요.
제목의 나쁜놈은 바로 저의 신랑을 말하는 것이구요...
주말에 친정에서 김장을 하기에 조카녀석들 봐주러 가기로 했습니다.
임신 9개월이라 엄마가 출산준비 해준다고 해서 .. 또 김장을 하니
김치 가져 오려고..등..겸사겸사..
우리 부부는 둘다 직장생활을 하고요, 같은 회사지요..저는 임신 9개월..
우리 신랑은 연구부서에 있어 퇴근시간이 엄청 늦답니다.
이번주는 맨날 11시가 넘어서.. 맨날 출장에.. 워크샵에...
피곤하겠죠... 물론 알죠.
이번주 토욜날 가자고 했더니 저만 혼자 가래요. 지는 토욜날
집에서 쉬다가(저희 회사는 1,3주 토욜은 쉽니다.) 일욜날 차가지고
절 데리러 오겠다고 하더군요. 피곤하니 이해해 달라면서..
피곤하면 지만 피곤한가? 제가 친정에 놀러 가는걸로 착각하더군요.
진짜로 아가둘 보러 가는거 거든요. 엄마랑 새언니랑 김치를 해야
하니까.. 시골은 한두포기 하는게 아니라서 김장 담그는 일이
아주 큰 행사이기도 하죠. 배추 40포기.. 총각김치.. 물김치..
그리고 제 귀에는 정작 이유가 피곤해서라기보단 원래 처가집
가는걸 별로 내켜하지 않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되어졌습니다.
원래 아주 비상식적으로 나오는 사람은 아니구요, 명절때나 생신때
뭐 이렇다할 날에는 그래도 기본은 지킬줄 아는 사람이긴 합니다..
(하긴.. 결혼한지 이제 1년도 되지 않았으니 앞으로 어떻게 변할진
모르죠... 아무도..)
순간 화가 나더라구요... 네.. 저희 친정가면 편하게 제대로 쉴수
없는 여건이라거 잘 압니다. 친정 부모에.. 오빠내외.. 1,3살 조카둘..
직장다니는 제 여동생... 아가들때문에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그렇죠...
피곤하면 지만 피곤하나요? 저도요.. 이제 몸도 무겁고 빨래며 집안일
혼자 다하죠.....정말 더럽고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럴때 시댁에 잘하고 싶어 지다가도 만정이 뚝 떨어져 지 하는
그대로만 하고 싶어진답니다.
그래도 아침에 미안하다며 정말 피곤해서 그랬다며 사과를 해서
다행이긴 하지만.. 열받은 마음이 아직도 식지 않네요.
그래 두고보자.. 나도 너 하는 그대로 할거다.
그리고 피곤하다면서 회사 회식때 2,3차 다 가서 새벽에나 들어오구..
오랜만에 초등 친구들 만났다며 새벽 3시까지 술퍼마시구..
주말에 아는사람 생일이라고 나가서 밤 12시나 되야 들어오구..
그래 잘났다.. 잘났어.. 남자의 바깥생활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니
거절 못하고 그러고 다녔겠지.... 하지만 피곤하다는 이유로 집에
소홀히 하면 우리 사이에 벽이 생기게 될런지도 몰라... 이해 못
한다고 서운해 하지마.. 짜증난다.. 정말로...
나도 앞으로 피곤하면 시댁에 전화 안할거구.. 명절때도 피곤하면
안내려 갈거야...
참고로 저희 시댁은 진준데 멀어서 자주는 못가지만 전화도 제가
알아서 곧잘 하고 아무래도 용돈같은것도 시댁에 훨씬 후하게 드리고
이제막 저도 철이 들어서 시댁에 잘하려고 하거든요.
시부모님께서 저한테 해준거 아무것도 없지만...
아무래도 저희집은 차로 1시간 30분 거리가 시댁보단 자주가게
되는데 매번 뺀질거리고 혼자 다녀오라고 하니.. 화가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