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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남편 어떠세요??


BY 새벽 2000-11-18

저한테 외삼촌의 딸,즉 사촌언니가 있습니다...

외삼촌이 일찍 상처하시고 재혼하시는 바람에 언니는

계모밑에서 컸지요...

부자집이였지만 동화책에나 나올법한 계모때문에

언니는 엄청 구박받으며 자랐습니다...

도시락도 안싸줘서 언니가 직접싸고 도시락 반찬은

항상 김치밖에 안줘서 니네집 부자잖아..라는 친구들의

질문에 자존심 강한 언니는 굶기도 많이 굶었대요..

그래도 언니는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잘자랐지요..

사람좋은 형부를 만나서 힘들게 딸하나 낳고(한창 클때

못얻어먹어서 병원에서 말릴정도로 몸이 약해서..)

잘사는줄 알았거든요...

근데 계모 못지않은 시어머니를 만난거에요...

장남은 아니지만 아들중에 유일하게 대학을 나와서

기대치가 엄청나서 결혼 10년이 지나도록 집한칸 못 마련하고

시댁 뒷바라지 했답니다...그래도 그시어머니 만족할줄 모르고

툭하면 에미없이 자라서 본데 없고 맘에 안든다고...

언니는 자꾸만 더 여위어갔고 애처가인 형부는 참다참다가

중대결심을 했습니다...뉴질랜드로의 이민..

큰돈은 없었지만 형부가 유능한 전문직이라서 가능했지요..

그 형부 이렇게 얘기했답니다...

우리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어머니 욕심을 못채워준다..

불쌍한 내마누라 나하나 믿고 결혼했는데 더이상 피눈물나게

안한다...한국에 사는한 부모라서 어쩔수 없이 봐야하니

마지막으로 결정한게 바로 이민이다...

떠나는 전날까지 시어머니에게 비밀로 하고 언니네는 떠났습니다

들리는 소식으로는 크게 넉넉하진 않아도 마음 편하게 행복하다

고....그 시어머니는 다른 며느리한테 대접 못받고 살면서 그래

도 걔가(언니) 착했는데....한답니다..

근데요...입달린 남자들은 하나같이 형부를 비난하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부모인데 그렇게 훌쩍 떠날수 있냐고...

저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들이라서 토는 못달았지만 속상하데요.

다큰 자식 마음대로 휘두르며 살아도 부모면 다 용서가 되는건

아니잖아요...

저는 언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