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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수만 있다면 ....


BY 잊고싶어 2000-11-20

내나이 서른다섯에 찾아온 사랑. 놓치고싶지 않은 그리움.
아쉽지만 너무 가슴아프지만 이제 떠나 보내려한다.

내자식을위하여.세상에 빛을 보게해준 의무감 때문에.
내마음은 아리고 더할수없이 허전하지만. 그를 위해서도.
그사람의 아내를 위해서도.

그와의 3일간의 여행. 잊을수없다. 그것만은 영원히 잊을수
없으리라. 내 가슴 한켠에 소중하고도 진한 가슴 떨림으로
남겨두리라.

그와의 만남동안 잠시 잊고싶어했던 남편. 자식 곁으로
아무일없던듯이 돌아가야지. 내 가족곁으로. 그도 돌아갈것이고.

무미건조했던 결혼생활 6년. 그가 나타났기에 진정 행복했었다고
느꼈지만 결코 그것이 아니었다. 더 큰 아픔을 주고 우리는
서로의 가슴에 생채기만을 남긴채 이별한게 되어버렸다.

가슴떨림.행복감. 너무 도취해있었다. 세상을 다 얻은양.
불륜. 나는 불륜이라 말하고 싶지 않았다.
단지 즐거웠을뿐이다. 그와 함께있을때만큼은 너무 행복해
있었을 뿐이다. 남편에게는 느끼지 못했던 다정함. 포근함.
소소하게 나를 챙겨주는 세심함.

그가 나타나기전까지는 그저 그렇게 물 흐르듯이 살아왔는데.
너무 외로웠었다. 내게 무관심한 남편만을 바라보고 사는 내게
늘 꿈꾸던 사랑이 찾아왔었다.
그래서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유일한 내 탈출구였으니까

자식이 있어도 허전하고. 사랑에 대한 목마름은 가실줄을
모르고, 내겐 어쩌면 기회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가정을 가졌다는 것이. 아내가 있다는 것이 다시금 나를
제자리로 오게 했다.

그를 만나면 만날수록 그에 대한 내 욕심은 커져만 가고
결국은 수습할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것만 같다.
그러기전에. 나는 빠져나올것이다. 그에게서. 그를 향한
마음에게서.

단호히. 내 자신에게 냉정히. 그를 몰아낼것이다.

내 마음은 아직 그를 떠나보내지 못했지만.
분명한건. 나는 아내이고 엄마라는 사실. 잊지 않을 것이다.

진정 사랑했었고. 그를 만나 행복했었고.
세상이 온통 들떠보였는데. 그래 이 기억도 잊지 말아야지.
행복했던 순간만을 기억하며.

그저 소중히 가끔 펼쳐볼수 있는곳에 숨겨두고 내 삶의
일부분에서 서서히 떠나보내야겠다.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 너무 고맙습니다. 전에 올린 글에 대한
답변 이제서야 드리네요. 많은 위로와 힘이 되었구요.
이렇게 결정하게된 용기도 생겼습니다.

앞으로 제자신 열심히 가꾸면서 다른 활력소를 찾아가며.
꼭 남편만을 바라보고 사는 해바라기가 아닌 저를 위한 투자를
하며 살아가면. 또다른 삶의 목적이 생기겠지요?

좀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진정 아줌마답게 말이죠.

그리고 한가지 더. 이렇게 가슴아픈 사랑. 이젠 쳐다보지도
않을겁니다. 아니 내앞에 펼쳐져 있어도 들어가지 않을거에요.
정말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고맙습니다.다음번에는 정말 신나게 살아가는 얘기들을 올리고
싶군요. 당분간은 약간의 자숙의 시간이 필요한 관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