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429

친정식구들


BY 겨울이네 2000-12-04

토요일날 애 백일때문에 올케집에서 잤다
잠자리가 불편했다
깨끗한 요에 혹시나 침흘리고 자다가 묻히지나 않을까 걱정 하면서
애둘이 시엄마 한테 맡기고 친정엄마랑 잤다
해방감도 잠시 아이들이 보고 싶었다
시엄마 힘들게 하지는 않는지 밥은 잘먹는지
토요일날 회사 마치고 가서 12시 까지 음식 만들고 다음말 7시 반쯤
되서 일어나서 일요일날 내 집에 오니 밤 10시 다
하루 종일 서 있었더니 온 몸이 쑤신다
올케 애 백일이라 혼자 힘들까봐 나 간다며 뿌리칠수 없었다
이모집이랑,고모집 식구들이 다들 모여 있으니 올케랑 둘이서
바삐 하다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고모네,숙모,사촌오빠들이랑 우리집에 구경온다고 했다
고모네 집에 구경가니 오빠랑,언니랑 얼마나 살림을 이쁘게 꾸며 놨는지 부러웠다 고모가 오빠랑,언니랑 일하러 가면 살림을 살아주신다
물론 고모랑,고모부랑 같이 살지
그런데 고모가 둘째 고모에게 넋두리를 하신단다
아파트에 갇혀 산다고 자기는 식모 같다고
혹시 우리 시 엄마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나도 맞벌이 인데
난 우리 시엄마 한테 그런다
살림 반질반질 안해도 됩니다
놀러 가고 싶은데 놀러가시고 노인대학 가시고 싶으면 자식 눈치
보지 말고 하시라고
난 시엄마가 살림 잘하는것 보기는 좋지만 갇혀 지내는 것은 싫다
우리 시엄마
요새는 동네 노인정 가서 화투 10원 짜리 치신다
어떤때는 돈을 잃고 오시면 나한테 하소연 한다
따고 오시면 좋아서 나한테 그러 신다
난 그런 모습이 보기 좋다
노인네들 모여서 이런애기 저런 얘기 하면 얼마나 좋나
스트레스도 덜 받고
왜 우리 고모는 그렇게 하지 않을까
고모부도 있는데 같이 산책하고 노인대학이라도 가면 좋을텐데
우리집에 구경오신 손님들 집 좋다고 한소리들 하신다
난 별루인데 그렇게 깨끗하지도 않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 식구들이 이해해 주겠지
올케가 전화가 왔다
너무 고맙다고
나 신랑 한테 그랬다
난 너무 피곤한데 조금만 일해주면 덜 피곤 했을텐데
우리 신랑
너가 손위니깐 조금 더 일하는건 당연 한거라나
내 애 생일도 아닌데
우리 신랑
너 조금 수고하면 다른 식구들이 좋아 한다나
아이구 내팔자는 어쩔수 없나보다
다들 딸이 와서 같이 일하니 보기 좋다며 다른 집은 시누라고
앉아만 있는데 엄마보고 참으로 이쁜딸 뒀다나
우리 올케 전화 받고 그래도 지 혼자 했으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으니 도와주고 나도 마음은 좋다
그런데 정말 피곤 하다
회사 있으니 연신 하품이다
좋은 하루 되시구요
우리 조금 힘들어도 올케 한테 잘해 줍시다
그래야 우리 친정 부모한테 더 잘하지
속 보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