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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희 친정부모님 결혼기념일이거든요....근데요..


BY sununi 2000-12-05

안녕하세요.

전 결혼한지 1년된 새댁입니다.

오늘이 저희 친정부모님 결혼 25주년되는 날이거든요,

전 결혼하기 전에 항상 동생들하고 부모님 결혼기념일을 꼭 챙겨드렸

거든요.

근데....그냥 자꾸 눈물이 나요...

저희 집요....아빠가 8남매의 장남이거든요...조부모님 모시고

우리 딸 셋에 늦동이 아들까지...우리 엄마,아빠 남들처럼 편하게

여행도 한번 안 가시고 휴일에 제대로 쉬시지도 않고

저희 남매 키워주셨는데...

전 오늘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어 넘 속상해요.

그냥 동생이 알아서 잘 해드리겠지...하는 생각도 들지만

제가 옆에서 해드릴 수 없는게 넘 속상하고 눈물만 나요.

우리 아빠,엄마 저 대학교 졸업하고 직장 들어가서 열심히 사회생활

하겠구나 하셨는데 겨우 24살에 결혼하겠다고 남자친구 데리고 집에

갔으니 얼마나 당황하셨겠어요.준비도 안된채로 딸 시집 보내고

두분 맘 얼마나 서운하셨을까요...

그땐 몰랐는데 이제야 아빠,엄마 맘을 알겠어요...

처음 글을 쓸땐 안그랬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눈물이 나죠...

남편한테 오늘 저희 부모님 결혼 25주년이라고 말했었거든요

근데 자기네 집은 그런거 안 챙기고 자기네 부모님 결혼기념일이

언젠지 모르겠다며 아무 반응이 없어요.

참 무심하죠?

얼마전에 남편이 김장보너스를 받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양쪽 집에 10만원씩 드리자고 했더니 남편이 자기 집엔

20만원 드리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절대로 그렇게는 못 한다고 했죠.

그래서 양쪽집 똑같이 보내드렸는데 저희 엄마가 너희나 쓰지

뭐하러 여기까지 보내냐고 전화하셨더라구요.

그건 그냥 제 마음이죠...

엄마,아빤 저희 집에 오실때마다 몇십만원씩 저에게 주시고 가는데

제가 어떻게 그냥 받기만 하나요.

금전적인 것 때문이 아니라 두분께 받은 사랑이 너무 커서

조금이라도 제가 두분을 많이 사랑하고 항상 생각하고 있단 걸

보여드리기 위함이니까요.

오늘은 엄마,아빠도 보고싶고 어린 남동생도 넘 보고싶어요..

그리고 곁에 있을때 잘해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해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죄송합니다.
제 감정을 어떻게 조절을 못해 이렇게 긴글을 쓰게 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