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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울동네 할아버지


BY 게발... 2000-12-06

오늘은 재활용품 분리 수거일이었습니다.
며칠전 장롱을 정리하면서
결혼 혼수 이불로 받았던 얇은 이불 한 장을
끄집어 냈답니다.
오랫동안 덮어서 너덜너덜해졌는데도
그동안 정든 이불이라 차마 버리지 못하고
농안에 넣어 두었던 건데
큰 맘먹고 오늘 비닐봉지에 넣어
버렸답니다.
그런데
울 아파트에 어떤 할아버지가 계시거든요.
반상회에 한번 오셨다 하면
끊임없이 당신의 옛날 이야기부터
아파트 제반 관리 사항에 대한 당신의 수고로운
활동을 계속 이야기하시는 분이신데
제가 이불 내다놓고 나서
다시 신문지 내다 놓으러 갔거든요.
그런데
그 이불앞에 그 할아버지가 서서
경비 아저씨한테 하시는 말씀
'허허, 거참, 이불을 다 내다버리고 그러네? 그려?
누군지 모르지만,,, 쯧쯧,,, '

그 할아버진 제가 그 이불을 내다버린 사람인줄 모르고
하신 말씀이셨겠지만

무심코 뱉는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겐
속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 걸
다시 깨달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