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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BY qkqh 2000-12-07

안녕하세요.
결혼생활 이제 8개월째 접어드는 신혼부부입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과부소리 듣고 있는 새댁입니다. 신랑이 출장이 너무 잦은데다 매일 야근이어서 어떤 달은 일주일만 본적도 있었지요.

사실 결혼전에도 이 상황이어서 거의 혼자서 결혼 준비를 했었지요. 신랑이 1년 놀다가 직장을 잡고 몇개월 뒤에 결혼을 한 상황이어서 일하는 거 별 생각없이 이해해 주었습니다. 저도 직장인이어서 그런 일상사가 이해해 줄 수 있었거든요.

근데 3~4개월이 넘어가니 서운해 지더라구요. 다른 사람은 신혼에 깨가 쏟아진다고 하는데 저는 신혼여행 갔다오자마자 신랑은 출장가고 없고 기껏 보는 날은 새벽 1~2시가 되어서 들어오는 모습을 보는게 다였습니다. 항상 먼저 퇴근해서 기다리다 지쳐 저녁을 굶고 이젠 포기하고 라면을 끓여 먹기가 일수입니다.

교회나 회사를 가면 늘 옆에 없는 신랑때문에 '안됐다!, 결혼을 뭐하러 했니?, 야 이제 너 과부구나!' 등등 이런 동정아닌 동정의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이런 소리도 3개월 정도는 그냥 웃음으로 농담으로 받아 쳤습니다. 근데 이제는 그런 소리가 듣기 싫어서 교회가 가기 싫을 정도입니다. 한때는 우울증에 걸린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 신랑이 분양받았던 아파트를 최근에 팔았습니다.둘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팔았지요. 그리고 새 아파트를 샀습니다. 이 모두 저 혼자 돌아다니고 알아보고 팔고 샀지요. 살 때는 계약서 작성시 시아버지 모시고 다녔습니다. 신랑은 그 때 장기 출장가고 없었거든요. 저 혼자 알아보고 다리 품 팔고 다니는 것도 많이 힘들드라구요. 사람들은 젊은 나이에 집도 장만하고 좋겠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집에 가면 무엇하겠습니까? 사람도 없고 늘 혼자서 생활해야 하는데...
새 아파트 이사하고 나서 신랑이랑 같이 있었던 적이 별로 없거든요.

요즘은 일주일에 절반은 외박을 합니다. 회사일이 많아서 회사에서 작업하고 자고 온답니다. 신랑이 바람을 피운다거나 나쁜일로 외박을 한다로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회사일이 많고 바쁜 거 잘 알지만 가정에 대해서 너무 무심한 신랑이 무척이나 원망스러울 뿐이지요.

저는 같이 있고 싶고, 같이 저녁먹고 싶고, 같이 시간되면 드라이브도 하고 싶습니다. 신혼부부가 누릴 수 있는 그런 행복들을 저는 거의 누려보지 못했거든요. 그런 바램과 요구가 충족되지 않아 많이 실망하게 되고 그래서 자주 싸우게 됩니다. 싸우다 보니 이혼하자는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살려고 결혼한게 아닌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늘 닥달을 하다보니 신랑도 지쳤나 봅니다. 그래 이혼하자고 그러더군요. 오늘 새벽까지 들어오지 않는 신랑을 기다리다 너무 속상에 아침에 시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었지요. 그냥 참으라고 그러시더군요. 이 젊은 나이에 그냥 팔자려니 하고 살아야 하는 제 상황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 집니다.

선배님들에게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