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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단 40분 동안 미치고 돌아버린 사건!!!!!!!!-


BY 박 라일락 2000-12-08

지금 아침 입찰을 방금 마치고 집에 온 후,
아침밥도 먹지 않은 상태의 빈속에 피료제 한 병에
두통 약 펜잘 두 알을 먹었다.
빈속이라 그런지 온 몸이 짜릿하고 정신이 몽롱하다.

입찰 끝나고 수협 장부와 나의 구입 장부를 대조하는 찰라
한 40분을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머리가 삥 돌아버렸다.

원래 그 날 입찰이 끝나면 모던 중매인은 자기의 구입 물품과 가격이
수협 일지와 동일한지 대조하는 것은 의무 아닌 의무이다.
틀리면 즉시 어민 장부와 수협 일지와 중매인과의 삼자 대조로 원인을 밝혀야 한다.
모던 것이 현금으로 통하기에 서로가 손해보는 일이 있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의 구입 물품인 숭어 숫자가 엄 첨 나게 차이가 나버렸다.
총 구입 수량이 900수 정도고 어판장의 총 판매한 수량을 거의 다 사 들였다.
한 어선에서 다 구입하는 것이 아니고, 많고 작은 수 십대의 어선에서 구입한다.
그런데 매일 사는 한 배에서 생산자는 140마리가 기록되고,
우리 아들놈이 인수받은 숫자는 105마리라고 하니 35마리가 눈 감짝 할 사이 공중 분해 되어버렸다.
한 마리 단가가 4500원이니 정확하게 157500원이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디로 날아 가버린 것이다.
배 사람은 한 통(35마리)을 우리 아들놈이 누구를 주라고 해서 다른 활어 차에 실어 줬다고 하고 아들놈은 지 놈의 물량도 모자라는데 아무도 안 줬다고 방방 뛰고 한 마디로 지랄 야단이 났다.(점잖지 못하게 육 두 문자 써서 미안함.그 순간은 더 큰 문자도 실지로 합니다.)
아이 구!!!!!!!
'나 참 미치고 환장하겠네!'
다시 어선의 어부님들에게 전화를 해서 어느 차가 실었는지 확인 좀 해 달라고 부탁하니 너무 어둡고, 추워서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있어 가지고 간 사람이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네.

내가 클 때 옛날 그 시절에는 서울 가면 코 베어 간다고
절대로 서울로 가면 안 된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셨다.

그런데 우리 어판장이 종종 그런 사건이 일어난다.
하나 도둑을 열이서 못 지킨다고 한 속담처럼 복잡한 입찰 순간에는
한 통 정도는 계획적으로 싣고 날라버려도 못 찾고 중매인만
골탕 먹는 수가 흔히 있는 일이다.
내가 오늘 피 통 터지는 것은 아들놈이 하는 짓거리이다.
지 놈에게 사 준 물건을 지가 잘 간수해서 확실하게 나에게 보고함이
마땅하거늘 어디에다 대고 신경질인고!
보통 우리는 거리를 두고 있기에 휴대폰으로 서로 주고받기에,
전화로 아들놈에게
"야 이놈아! 어디에 대고 신경질이고?
니 놈이 인수 한 숫자를 이 어미보고 모른다고 책임 추궁하고 있노?" 콱 소리 질렀더니
아들 지 놈도 무안해서인지 아무 말 없이 전화 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16만원 돈 엿 바꾸어 먹었나 싶다.
차리리 엿이나 바꾸었으면 입이나 달지!!!!!!
16만원을 벌려면 450만원의 물건을 구입하여야 한다.
세금과 제자 경비를 제하고 순수하게 떨어지는 순 이익이다.
그도 어대금을 한 푼도 부도가 나지 않고 하자가 없을 경우이다.
말이 450만원이지, 그 정도 물건을 구입하려면
얼마나 많은 신경전의 싸움을 해야하는지....
백만원을 쓸 자리에 쓰면 하나도 아깝지 않지만 단 돈 100원을
실수하여 잃어버리면 나는 억수로 아까운 생각이 든다.
마지막을 찾는데 까지 노력해 봐야 될 것 같아
집으로 돌아간 20 명이 넘는 전 중매인에게 휴대폰을 쳤다.
" 야! ㅇㅇ번아. 너 거 숭어 35마리 행여나 안 가 저 갔나?"
"아니오. 안 가져갔는데요."
전부가 모른다고 하니 귀가 찰 노릇이다.
이제 마지막 끝번만 남었는데 전연 찾을 희망이 없지 않는가?
한 번 물어나 봐야 하지만,
이 중매인은 중매인 된지도 얼마 안되고 감히 대 선배의 물건을
함부로 손 되지 않을 것이 뻔하다.

-내 이름으로 중매인 자격은 12년 밖에 안되지만 우리 집 화상이
오랫동안 이 직업에 있었기에 명의만 화상 지 앞으로 되어 있고,
실지적으로 내가 현장에서 뛰어서 중매인들이 나이는 내 보다 많지만 5~6명만 동기이고 거의가 까마득한 후배다.
군대 같으면 군기 확 잡고싶지만
이권이 관계되는 사업이라 그렇지도 못하고
쬐금만 맥 추고 있는 현실이다.-

"야! ㅇㅇ번아! 너 거 오늘 숭어 35마리 누구 사준데 없나?"
휴대폰이 잘 안 터지는 곳인지 운전 중이라면서 소리가 아주 멀리 들린다.
"예, 형수님! 내가 미리 말하고 온다고 하면서 물건 싣고 갈 길이
바빠서 그냥 왔심더. 우리 거래처 사람이 형수님한테
숭어 한 통 달려고 하면 안 줄 거 같다고 그 냥 실었다고 함니더.
형수님요, 미안 함니더. 용서 해주이소.
그라고 내 앞으로 숫자 올려주면 안되겠습니꺼? 히히히... 용서 부탁함니더."
"야! 이 미친놈아! 이 보리 문둥 같은 놈아! 가지고 갔으면 말을 해야 할 꺼 안 이가!
니 놈들 땜에 우리 아들놈하고 지금 열 붙었다"
"히히 히히... 화 풀고 용서 하이소. 내일 커피 형수님 사 달라는 데로 살 낍니더" 찰깍 전화가 끊어진다.
'이 것 봐라!가지고 간 놈이 더 큰 소리을 치네'
"휴~~~~~~~"
구리 알 같은 내 돈 16 만원!!!!!
정 말 잃어 버렸으면 어쩔 수 없는 일 아님가?
생각할수록 머리가 띵하다.
일단은 찾아서 확인 해 놓고 나니 마음이 푹 놓인다.
나는 다시 아들놈에게 상황 판단을 전화하고
아들놈은 '죽이네 살리네'하고 야단 방구통이 났다.
나 역시 '어느 놈인지 내일 만나기만 해 봐라.
초상 아니면 사망시킬 버릴게다.'
그 순간은 너무 화가 나서 내일 만나면 끝장 낼 것 같지만
죄는 물리면 났다고 옛 사람들은 말하지 않았는가?
옛 말씀 하나도 안 틀린다.
그리고 내일 그 후배 중매인 만나면
오늘의 화난 일은 깨끗이 잊어버리고
한잔의 커피로 동료의 정은 깊어져 간다.
아마 이것이 사람 살아가는 정이라고 하는가?
우리의 어판장의 삶은 이렇게 하루가 시작되고,
또 내일 하루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PS; *아들놈에게 고함!*
아들아!
고슴도치 같은 나의 사랑아!
나이도 젊은 어린놈이 어미의 하는 일 도우려고
찬 새벽 공기 마시면서 애 쓰고 있는 것을 나는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모던 경제가 힘들고,
쓰러지고 있는 많은 대기업이 날만 새면 뉴스에 터지고 있잖니?
비록 우리가 하는 사업이 거칠고 힘이 들어도
일 할 수 있다는 그 차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렴!
이 어미가 늘 너에게 말했지.....
지금 이 순간!
어미는 일 손 놓아도,
어미의 삼 시 새끼 한 입은 먹고 살 수 있다고.
단 내 며느리가 우리 집에 시집와서
내 같이 힘들고 어려운 가난!
그 자체를 물러주고 싶지 않아서
지금도 찬 아침 이슬마다 않고
새벽 일 나가고,
주방의 일 손 도와준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즉 힘들고 가난하게 살아온 어미의 팔자는
어미 한 사람으로 족하고,
그 이상 더 없기를 원함이리라.....
-입찰 마친 후 어느 하루의 생활 일기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