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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만 먹으면 ....


BY 섬마을 2000-12-10

술먹고 오는 건 어쩔수 없다 치고 왜 안경을 택시에다 두고
내리는 거야.. 어제밤엔 새벽 한시에 부옇게 취해 들어오면서
하는 말 '나 이번 안경 못찾으믄 술 끊는다.. 쓰바~~쑤바~~~'
벌써 이번이 몇번짼지 모르겠다. 왜 술먹고 택시타면 안경을
벗는 것일까 왜 택시기사들은 좀 얘길 해주질 않는 것일까
안경끼고가슈 그 한마디가 어려운 것일까....
덕분에 오늘도 안경값 8만원 날라갔다
남편이 나에게 행하는 유일한 술주사이기도 하다.
달마다 그 돈이면 큰애 윤선생영어 시키겠는데 애꿎은 안경점 좋은
일이나 하고 있으니 참 한심하다... 시아버지한테 다 고자질해버릴까부다 혼 좀 나게..
또 술먹고 고롱고롱 코골고 있다...
유유상종이라고..저녁할려고 하는 찰나에
앞동에 사는 아자씨가 예고도 없이 띵동~~ 그 꼴난 감귤 한 박스
들고 서있다.. '아 제수씨 이 귤 드시쇼.. '
(여긴 제주도라서 귤이 지천으로 깔려있다..)
그 담엔 당연히 쐬주 한잔이다 우리 남편 오늘 술 안마실거라고 말
할수도 없고 묵묵히 소고기 볶음 해줬다..
울 남편 어쩔 수 없다는 시늉으로 열심히 대작하고..

술이 그렇게 좋은가.. 나중엔 택시에 뭘 놓아두고 오는
형태로 바뀔것인지 그 추이가 자못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