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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같이 한 남편과...


BY ..... 2000-12-11

지금 너무 떨리고 무서워서 진정이 되질 않습니다.
저는 결혼한지 만10년이나 같이 살아온 남편과 이혼을 생각중입니다.'
이혼을 생각한건 불과 몇 시간 전이지만 신중하고, 냉철하게 생각
중 입니다.
남편은 대학을 졸업하고 3남1녀중 장남이며 흔이 얘기하는 대기업에서 나름대로는 열심히 일을하고 있습니다.
결혼한지 3년정도쯤에 신랑의 친구와 사귀냐며 술을 먹고 거울을 깨고 선풍기를 부순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친구와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고 그 분은 나 아닌 다른 친구와이프에게도 격 없이 대했습니다.
그 일로 친정에서 10일간 있었던적도 있었습니다.
그 후로는 그런 폭력성은 덜 했지만 욱! 하는 성격은 잘 고쳐지지 않더군요.
작년 회사의 구조조정에서 계열사로 옮겨서 일을 잘 하는줄 알았는데 요즘 인간관계에서 무척 어려워 하더라구요.
물론 전 회사에서도 인간관계에서 실패를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낮에 잠깐 작은아이와 집을 비운사이 남편에게 집으로
전화가 왔었답니다. 큰아이는 엄마는 도서관에 책 빌리려 갔다고 얘기를 했고 그건 사실이었습니다.
차 세울 자리를 보러 밖에 서 있는 저를 술 한 잔하고 퇴근하던 남편은 너 데려다준 차냐고 저를 보고 얘기를 하더군요.
정말 아무생각없이 무슨 그런 말을 하냐고 했고, 전 잊어버렸습니다.
근데 전과 다르게 남편의 눈빛이 이상한거예요.
그래서 무슨일 있었는지도 물어봤고 낮에 내가 없어서 기분 나빴냐고도 물어 봤습니다.
너만 양심에 떳떳하면 되는거지 무슨 말이 그리 많냐는 식이었어요.
분명 회사에서 무슨일이 있나 싶었지만 제가 무슨 벼슬이냐고 화를 내기는 했습니다.'
그랬더니만 갑자기 아이들 보는 앞에서 부엌칼을 꺼내서 배에대고
너 눈앞에서 죽어준다고 협박을 하는겁니다.
우리 큰아이가 지금 너무 놀라서 울면서 잠이 들었습니다.
큰아이를 붙들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물론 저에게는 한마디의 사과도 없었습니다.
결혼초 이후로는 부부사이도 좋았고 착실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겪은 지금 저는 너무 무섭고 떨려서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내일 당장 나가야 하는건지 아님 맑은 정신에 이혼을 얘기해 봐야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실례를 무릎쓰고 남편회사 동료에게 전화도 해봤습니다.
요즘 인간관계에서 고민하고 있는것은 확실하더군요.
하지만 그정도로 10년을 같이 산 와이프에게 이래도 되는건가요?
피같은 자식에게 지워지지 않을 이런 상처를 남겨도 되냐고요?
너무 속상해서 눈물만 나옵니다.
오늘 정말 많은 생각을 해야 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