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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난 속좁은 여자....


BY 속좁은나? 2000-12-16

전 26세 아직 미혼입니다...제가 하도 속상해 하는걸 보고 친구가 이곳에서 조언을 받아보라고 하더군여... 물론 아뒤도 친구 것이구여..

본론을 말씀드리자면....

6년전 대학때 만난 남친때문입니다..... 전 지금 남친과 떨어져 지내고 있습니다.. 학교 졸업한후로 외국에 나와 2년째 공부중이거든여...그치만 남친집안사정으로(남친 아버님 건강이 안좋으셔서) 결혼을 일찍 해야한다고 해서 내년 봄에 공부 그만두고 들어갈려고 합니다..
남친은 한국에서 회사생활을 하고 있구여.. 제게 헌신적이고 2년간 떨어져 있으면서도 한눈 한번 안판 그런 사람으로 믿었기때문에.... 얼마전 친오빠 결혼식때문에(11월) 한국에 들어갔을때 정식으로 양가 부모님도 만났습니다...
사실 저희집에선 남친을 그리 환영하는 편은 아닙니다... 남친이 성실하고 착하긴하지만 4년제 지방대 출신의 월급쟁이에게 절 그냥 주시기엔 넘 걱정이 되시는거져... 그래서 결혼 승락하신건 아니고 결혼을전제로 사귀어보라는 입장이십니다..저희집도 뭐 그리 대단하고 잘 사는건 아니지만 둘있는 자식 다 당신들 쓰실것 안쓰시고 입으실것 안입으시면서 외국유학 보내신 분들입니다...

아...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할지...

먼저 남친의 배신(?)부터 말씀드려야 겠군여...

지난 11월에 만나서 알게된 사실인데 남친이 단란주점이란곳을 수차 갔다고 하더군여... (그것도 제가 묻고 묻고 또 물어서 알아낸 사실이지만... )
어떤일이 있었는지 다그쳐 물었습니다...첨엔 그냥 아가씨들 앉혀놓고 얘기만 했다고 하더군여.. 워낙 고지식한 사람이라 믿었습니다... 그치만 여자의 직감이란게 있지.. 제가 집요하게 묻자 아가씨들 주무르고 추잡한짓도 다 했다고 고백하더군여..그러면서 하는 변명이라는게 안그럼 회사에서 '따' 된다나...
2차갔냐고 물었습니다... 그런적 없다면서 자기를 뭘로 보냐고... 오히려 화내더군여.... 믿었습니다... 화가나긴했지만 한국에서 태어난죄로 속좁은여자 소리 안들을려고 그냥 꾹 참았습니다...
그런데 몇일지나 우연히 지나가는말로 사창가 같은데 가봤냐고 다시 물었는데 더듬더듬 말못하는꼴이... 북창동엘 갔답니다...-요즘 사창가로 유명한곳이라고 하더군여-
제가 2차갔냐고 물었을때 그런적 없다고 오리발이더니 결국은 갔답니다...
그 거창한 변명이라는게 2차는 가서 자고 오는거고 북창도 같은데는 그냥 한두시간 하고 오는데라고... 자고 온건 아니라고..
기가 탁 막혀서 말이 안나오더군여...
전 이남자 결혼이 급하다고해서 울 부모님 뜯어 말리시는데도 2년 더 남은 공부 때려 치우고 들어가서 결혼 할려고 다 정리 했는데...
이남자 아니면 내인생에서 행복, 희망이란거 없을꺼라구 생각하고 공부같은건 아무렴어때 하는생각에 울부모님 가슴에 못박으면서 한 결정이였는데...

제가 화내고 길길이 뛰어도 뭐 뾰족한 수가 없을것 같아 다시는 그런곳 안간다는 각서 한장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일이 있은후로 계속해서 남친을 의심하는 버릇이 생겼다는겁니다...
전지금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 남은일들을 정리 해야하기때문에 내년 3월까지는 한국에 돌아갈 수가 없거든여...
다시 떨어져 있게 되니까 더 의심이 가고 조바심이 생겨 남친에게 하루에도 몇번이나 전화를 하게 된답니다...시차가 있기때문에 한국시간을 맞추려면 새벽4-5시에 일어나야하는데 시계알람없이도 이젠 저절로 그시간이면 눈이 떠져 전화기로 손이 가게됩니다..잠이 부족해서 생활은 엉망이되고..신경도 신경대로 날카로워지고...
그러던 와중에 어제 전화로 또 싸웠습니다... 새벽.. 그러니까 한국시간으로 밤11시-12시 사이에 전화를 했는데 전화기를 꺼 놓은겁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전화 안꺼놓기로 약속했는데...
거의 제정신아닌상태로 약 1시간동안 전화기를 눌러댔습니다... 결국 12시 다 되어가는 시간에 전화를 받더군여.. 받는순간 여자 소리도 잠시 난것 같았는데 글쎄 아는선배네가 상을당해서 거기 갔답니다... 상집에서 전화벨 울리게 할 수 없어서 꺼놨다구여... 진동은 폼으로 만들어 놓은거랍디까..?? 이러고 저러고 의부증환자처럼 따지기 싫어서 그냥 전화 끊었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된걸까여..?? 이런행동들 정말 정신나간 사람들이나 하는건줄 알았는데 제가 그러고 있었습니다..
이런남자 믿고 제가 정말 앞으로 잘 살 수 있을까여..?

결혼시켜달라고 부모님께 조르고 있지만 사실 걱정거리가 있습니다..남친집안의 문제라 극구 반대하시는 울 부모님께 이일을 어떻게 말씀드릴지 걱정입니다...
남친 형님이 어렸을때 큰 병을 앓으셨답니다..후로 정상적인생활을 하긴 하시지만 간혹 발작증세가 있어 결혼같은건 생각도 안하시고 그냥 부모님과 살고 계십니다..그렇기때문에 결혼을해도 시댁에서 시부모 모시며 같이 살 필요는 없지만 이일을 울 부모님 아시면 절대 결사 반대 하실겁니다... 지금이야 괜찮지만 시부모 돌아가시고 나면 그 짐(표현이 좀 그렇지만)을 누가질지는 뻔한일이고..그렇다고 남친집이 부자여서 훗일 걱정안하며(간병인이나 요양원 같은곳에 보내드리는)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언제까지 비밀로 할 일이 아니기때문에 더 걱정입니다...
그런데 남친의 반응은....
'너희 부모님이 싫으시다면.... 그럼 그만두자...' ,'자존심상해서 난 너희집에가서 너 달라고 무릎꿇고 비는 그런짓은 못한다..'
이런식입니다... 완전 배짱, 싫으면 말라는거죠...
전 울 부모님한테 치이고 남친한테 치이고... 죽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부모님 설득시키는거 힘들어하는거 알면 남친이라도 이해해주고 다독 거려줘야지, 오히려 자존심상한다면서 우리집 식구들은 다 속물이랍니다....
어쩌면 좋죠??
그냥 '세상엔 이남자 말고 다른남자도 많다' 이렇게 생각하고 끝내면 그만일일이지만 사실 이제 점점 나이도 들어가고 또 여자가 한번 연애 실패하면 결혼하기 힘들어진다고들 하잖아여....
물론 뭐 이런 걱정들 때문에 결혼하고 싶기도 하지만 가장큰 이유는 저 이남자 없음 못살것 같아여...

제발 좋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혼자서 속이타 어째야 할지 모르겠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