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저는 홀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맞벌이 주부입니다.
시아버님은 남편이 다섯살 되던 해에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어머니와 두 남매를 빚더미위에 올려놓은채..
저의 어머님은 그 빚 다 갚고 두 남매 키우느라고 평생을 고생
하셨읍니다.
아들하나를 그저 남편처럼 바라보고 살았다...
이 말이 저의 시어머님의 입버릇입니다.
시누이는 시누이대로 동생은 나의 애인이자, 동생이자, 오빠이자,
아버지 역할을 해왔다고 하더군요..
제가 그런 남자의 아내 역할이 어떤건지 알았더라면 아마 결혼 안
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결혼하기전부터 갚아온 시누이 빚만 육천만원입니다...그런 저에게
시어머니는 '네 팔자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객관적으로 저의 시어머니는 좋은 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직장다닌다고 빨래-물론 세탁기에 다 돌리지만-, 설겆이, 청소,식사준비 다 어머니가 하십니다.
저더러 전적으로 직장일만 열심히 하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언젠가 저더러 그러시더군요..
'네가 직장다니니까 내가 하는거지, 만약 직장두 안 다니면서 집안일 안 하면 뜨거운 물을 확 찌끄러 버릴 거다..'
결국 전 돈이나 열심히 벌어야 하는 며느리인거죠..
전 저대로 어머니한테 잘 할라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달에 한번 정도는 어머니 모시고 여행을 다니고 있고, 한 달에 용돈도 50만원씩 드립니다. 그리고 어디 다녀오실때가 있다던지.. 경조사가 있는경우엔 부주금도 챙겨드립니다. 시누이 빚 갚느라 허덕거릴때도 어머니가 환갑을 좀 거창하게 하시길 원해서 일급 한식집에서 일인당 4만 5천원짜리 정식으로 손님들을 대접했습니다. 진주 세트도 선물했고요.
하지만 어머니 하시고 싶은대로 맞춰드리는거 정말 끝이 없습니다.
어머니 주변에선 '며느리 잘 봤다'고 말씀들 하시지만...
제 스스로는 제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블라인드. 정수기. 카페트. 춘천옥 목걸이,금장 시계...사달라는 것도 많으시고 항상 용돈이 부족하다고 하십니다.
정말 제가 어머니를 보면서 느낀 점은 ,나는 자식을 노후 보장용 대책으로 키우지 말아야겠다.. 내 노후는 내가 대비해야 겠다...그리고 절대로 며느리랑 같이 살지 말아야겠다 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 저희 올케가 저의 친정 부모님 모시고 사는것에 대해 결사 반대하고 있답니다. 제가 퇴근하고 시어머니 앉아 계신 집에 들어가길 싫어하는 걸 아시는 저의 엄마도 절대로 며느리랑 같이 살 생각 없다고 하시고요...
시댁 스트레스..
정말 안 받고 산다면 얼마나 인생이 홀가분 할까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감수할 수 밖에 없다면 자식대에라도 안 물려
주는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