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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는 남편.


BY 짜증 2000-12-21

아, 짜증나 미치겠어요.
이제 첫애 임신 11주 입니다.
짜증이 정말 물 밀듯이 올라옵니다.
애기 생각해서 열 안받을려고 해도.
이건 해도해도 끝이없다는 생각에...

하루도 일찍 오는 날이 없고...
연말이라 그런것도 아니고, 늘 그랬습니다.
일때문에 그렇다면 이해라도 하지...
일이 있어서 야근하고 아홉시 열시에 끝나도
당구장이나 피시방 꼭 들러서 오고.

그렇다고 나 편하게 해주는것도 아니고.
임신해서 직장다니느라고 회사사람들 눈치도 엄청 보이고,
잠은 또 왜 이리 많아졌는지...
아주 피곤해서 딱 죽을맛인데...
자기 볼일 다보고 그렇게 다닙니다.
내가 딸기 먹고싶다고 노래를 부른게 언젠데,
아직도 소식이 없네요.

내가 폭발한건 어제....
회사근처에서 후배 2명이 자취를 하는데,
거기에서 한일전 축구를 보고 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심술을 내며 맘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항상 늦게 와도 저 잘받아주었습니다.
그랬으면 사람이 양심이 있지, 어떻게 매일매일을
놀 건수를 일부러 만들어서 그렇게 놀고 옵니까.
일찍 일이 끝났으면 하루쯤은 일찍 와서
하다못해 같이 태교라도 줄수도 있지 않습니까.
부성태교도 모성태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럴거면 머하러 결혼했는지.
내가 시어머님이랑 얼굴 맞대고 밥먹고 살려고 결혼했나.

최소한 아내 임신했을때는 좀 성의라도 보여야 하는거
아닙니까.
후배들이랑 친구랑 같이 있는데, 내가 전화해서 어디냐고
물어봤다고 짜증내고 자기를 숨도 못쉬게 한다면서
소리소리 지르고 난리 났습니다.
참나... 할말을 잃었습니다.

집에 와도 컴퓨터나 텔레비젼에 눈이 빠져있고...
여기 와서 읽어보니 남자들 대게가 다 그렇다고
참고 사라는 분들도 많더군요.
그러면서 내가 어디 모임 한번 나가면 갔다 오라 해놓고
열두번도 더 울궈 먹습니다.
나는 너 어디 간다고 하면 어디든 가라고 하는데,
자기는 왜 안되느냐고.

참나, 맨날 포르노 사이트나 뒤지고.
하지 말라고 해도 눈 돌려있으면 어느새 다시 뒤지고 있고.
맨날 그것땜에 싸워도 내 입만 아프고.
애기한테 안좋으니 그만좀 보라고 해도 그거도 안통하고.
생전가야 정신수양하는 책이란건 읽지도 않고.
맨날 야한거나 아주 가벼운 싸이트 가서 키둑거리긴 하고....
우리 애가 나중에 태어나도 멀 배울지 걱정입니다.

책좀 읽으라고.
정신을 좀 키우라고.
자기를 위해서 먼가 노력하고 공부를 좀 하라고 해도.
도저히 씨가 먹히지도 않고.
월급은 쥐꼬리만하면서 그저 놀 궁리나 하고.
언제 스노보드 타러가나 계획이나 세우고...

처음부터 내가 버릇을 잘못들여서
남편이 그런다는 분들도 있겠지요.
적당히 협박하고, 적당히 달래고.. 할만큼 다 했답니다.

저는 직장 옮길때두 하루도 못쉬고 여기 출근하면서,
저녁때 전직장 가서 인수인계 해주고 그렇습니다.
울 시어머님도 그냥 그런사람인데 니가 이해하고 살아야지
어떡하냐라는 식일뿐입니다.
그러면서 맨날 나쁜 생각만 하면 나쁘게 된다고
내 생각을 바꾸랍니다.
시어머님이랑도 이런저런 일들로 아주 힘들어 죽겠는데
정말이지. 아씨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