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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둘째며느리


BY 수다나무 2000-12-23

전 결혼전까진 몰랐답니다.둘째가 그리 서러운 자리인줄을...
그리고 전 첫째딸이었거든요.
어쩌다 연년생 형을 둔 지금의 약하디약한 냄편을 만나 3년정도 연애하면서 아주버니가 결혼하기만을 기다렸지요.
근데,제 나이 서른이 되도록 영 소식이 없더군요.
결혼을 서두르는 저희부모에게 시부무는 말씀하셨죠.
형 앞서 결혼한 둘째가 아들까지 낳으면 그것만큼 꼴보기싫은게 없다구요.그러면서 냄편과 동갑인 저에게 들으라는듯 누가 너더러 나이많은 애하고 사귀랬냐?
저희부모님도 계신 자리라 전 정말 그걸로 끝내고싶었는데 그놈의 정이 뭔지...
여차여차해 결국 저희가 먼저 결혼하게 되었죠.
제 둘째동생,그리고 그 밑에 동생이 결혼할 때까지 시아주버니는 여전히 싱글이었거든요.
어쨌든 그런 시아주버니가 올초에 선본지 두달만에 결혼할 때까지 제가 겪은 서러움이란...
차라리 딴 거땜에 설움을 겪었다면 차라리 나았을거예요.
단지 형보다 먼저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저희 부부는 시부모와 아주버니의 눈치(?)를 봐야만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딸이 없는 집에 처음 들어온 며느리로서 결혼식을 치르기전부터 툭하면 저를 부르시기도하고 (그때만 해도 전 되려 좋았어요.시부모님과 가까와지겠거니해서)결혼초부터 3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매일 전화를 해야하는 간섭을 받았지요.
그것까진 좋아요.
어쩌다 생긴 아이를 두고 "할수없지뭐"하시는 말씀과 결혼초,일주일에 2~3번은 가야하는 시댁에 몸이 안좋아 가지않으려는 저에게 "우리엄만 꾀병으로 알거야"하는 철없는(?)냄편의 말에 어쨌든 첫아이는 유산하게 되었죠.
정말 아이를 가지지않을 생각이었는데 막상 주위에 아이를 가지지못해 애태우는 사람들을 보시고 조금 걱정은 되셨던지 "가져라"하시더군요.
그래서 아이를 가졌는데 임신을 한 저에게 시아버님이 그러시더군요.
"난 애는 질색이니 낳거든 데려올 생각도마라."
그토록 고기가 먹고싶었던 저에게 시어머님은 "난 애갖고 국수만 땡기더라.그냥 가루음식 먹어라."
전 그럴수록 이쁘고 착한 애기 낳게 해달라고 빌었어요.
지금의 얘기도 꽤 길죠?
워낙 글솜씨가 없어서...
하지만 속에 꾹꾹 담아둔 얘길 이렇게 풀고나니 조금은 후련하네요.
앞으로도 이어질 제 얘기,재미는 없겠지만 그저 들어만이라도 주세요.
다음 얘기는 나중에 또 이어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