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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흉보기


BY 한여자 2000-12-25

요즘 난 너무 우울하다. 남들은 산후우울증이라 치부해 버릴지 모르지만,원인은 다 남편때문같다.첫째때는 자진해서 아기목욕에,기저귀빨
래에,설거지,청소로 한 몸을 불사르더니, 만 5년만에 가까스로 낳은
둘째는 국물도 없다.물론 일이 힘든걸 모르는바 아니지만,자기땜에
산후조리도 20여일밖에 안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딱 하루 설거지한번,
빨래한번,두번의 목욕으로 손을 깨끗이 씻었다. 34살의 노후(?)을 이
끌고 출산에, 아기돌보기,집안일, 큰애돌보기를 혼자 다 도맡게 하다니,정말이지 너무나 화가 난다. 얼마전엔 어깨통증이 너무 심해 파스를 찾았더니,찾는둥 마는둥 하는거다.난 다음날 들어오는 길에 사올줄 알았는데 계속 아파하는 날 거의 무시하고 밥을 차려달랜다. 자기들어오기5분 전에야 겨우 누웠는데.더구나 설상가상으로 집에 가져오는 생활비의 일부를 쓱싹한거다.요즘처럼 어려운상황에(우연히 알게됨).슬쩍 물었더니 오리발이다. 그놈의 리니지게임에 열 올린다더니
집에도 늦게 들어오고 거의 제 정신이 아니다.그러니 집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머리에 들어올 턱이 없을수밖에.
또 있다. 목욕을 하고 들어왔는데,그짓을 하자는거다. 몸이 회복되려면10여일 더 있어야 한다고,부부생활오래하려면 참으라고까지했는데
계속하려고 하는거다. 물론 강한 반발로 불발에 그쳤지만,그가 과연
날 사랑하는지. 애정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건지.너무나 비참한 기분이었다.지금 거의 20여일 가까이 얼굴도 쳐다보지않고 지내고 있다.
과연 이런 남자랑 계속 살아야하나? 애가 웬수같다.
물론 자신도 느끼는 바가 있었는지.요즘은 자기밥은 자기가 차려먹고,가끔 설거지도한다. 그래도 내가 받은 배신감은 쉬 없어질것 같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