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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우습게 보는 여행원...


BY 고무다라이 2000-12-28

울 아파트 관리사무소엔 한달에 한번 한빛은행 행원이 온다. 거기다가 납부해야할 세금들을 낸다.
은행에 갈 시간이 있다면야 굳이 거기서 낼 필요도 없지만, 많이 기다릴 필요도 없고 바로 코 앞이고 그래서 아기가 태어난 후부터는 계속 거길 이용했다.
참 편했다. 여태껏 거기에 온 여행원들은 친절했었다.
근데, 오늘 온 사람은 그게 아니었다.
날씨도 춥고 돈도 없어서 은행을 가야하지만, 괜히 추운 날씨에 아기 델고 나갔다가 행여나 감기가 걸릴까봐 집에 있는 돈을 털어서 갔다.
자동이체가 안된 세금이 270,440원이었다.
지갑을 털고 동전을 세었다. 동전이 한 8000원쯤 이었고, 천원짜리는 없고 오천원 짜리가 있어서 동전으로 5440원을 맞추어 관리사무소 방송이 나오길 기다렸다. 그 때 아기가 자고 있어서 아길 집에 놔두고 갔다.
아무도 없었다.
난 당연히 여태껏 그렇게 내고도 싫은 소릴 못 들었기 때문에 냈다. 그 여행원이 한숨을 내 쉬더라. 내 잔돈을 보고...
그 때까진 나도 참았다. 나도 회사에서 수납업무를 봤었기 때문에, 사실 동전 많이 가지고 오면 짜증이 날때도 있었지만,난 한번도 짜증을 낸 적이 없었다.
분명 집에서 돈을 맞춰보고 갔는데, 1050원이 빈단다. 결국 가져간돈중 모자란다는 부분을 내고 나오면서 그랬다.
"집에서 돈을 맞춰서 왔는데,틀린다니가 이상하네요."
여행원이 그런다." 담 부터는 출장소에 나올때는 동전을 은행가서 바꿔 오세요."
아니.. 내가 은행갈 시간이 있다면 굳이 내가 거기서 세금을 내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그랬다.
"은행갈 시간이 있다면 내가 여길 오겠어요?"
뭐라고 중얼거리길래, 한마디 더 했다. 말 그렇게 하지 말라고...
더 싸우고 싶었지만, 집에 혼자 있는 아기 땜에 그냥 왔다.

왜 동전은 돈이 아닌가?
물론 짜증이 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것 아닌가?
은행도 서비서업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부에서는 동전을 만들기 위해서 일년에 무지한 돈이 들어간다고 집에있는 동전을 쓰라고도 하는데, 동전을 준다고 저렇게 이야길 하다니...
성질같아서는 그 은행 지점장한테 바로 전화해서 한바탕 할려다가 그 여행원인생이 불쌍해서 참았다.

얼굴이 나이보다 어려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내가 만만히 보였던가 보다. 한빛은행... 그래서 맨날 합병하고도 적자가 나는 것 같다.

전번에는 대구은행에 갔을때, 각 지역별 은행들이 모여서 만든 통장을 가지고 갔었다. 사람들이 많았고, 그 업무가 힘들다는것도 몰랐다. 그 때 그 은행원이 그랬다.
이건 은행 시스템이 좀 달라서 시간이 걸려 미안하다고...
나도 미안했다.
그 은행원이 웃으면서 그랬다.
사람들 많을 때, 가져오시니까, 좀 미안하죠?
하면서... 나도 웃으면서 넘길수 있었다. 미소 지으면서 농담으로 하는거니까, 좋게 받아들일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은행, 아니 지방은행과 전국은행인데, 어찌 지방은행보다 행원 교육을 그렇게 밖에 못 시키는지 화가 난다. 물론 나도 동전을 가져간것이 잘못 했다면 잘못이라고 인정하겠다.
다 같은 돈인데, 단지 동전이라고, 지폐라고 인정받고 돈 취급 못받는다는것 자체가 열 받는다.
동전이라도 돈벼락 떨어졌슴 좋겠는데...

그 여행원 한명으로 인하여 한빛은행 이미지는 실추되고 말았다.
이 글도 사실 한빛은행 관계자가 본다면, 직원 교육 똑바로 시키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