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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까지 꼴딱


BY 졸려 2000-12-30

드뎌 우리 신랑 새벽 3시에 들어오다.

어제 신랑회사 송년회였습니다.

회식이라고 해도 항상 12시 30분 전에는 들어왔었는데,

어제는 12시, 1시, 2시가 되도 않온다 이겁니다.

12시에 자기 부서사람들만 따로 술먹으러 왔다고 1시에 전화하고 떠난다고 하데요.

그래 송년회니까 봐준다...

1시. 전화가 안 옵니다. 제가 했죠.

좀 있다. 간다고... 윗 상사가 아직 덜 취해서 갈 수가 없다나!

나참, 상사 취할 때까지 같이 술을 퍼 먹어야 합니까?

상사한데도 전화가 왔습니다.
신랑이 떨고 있다고...저땜에...참 나... 이 새벽에 장난하자구?

어쨌든 잠깐 있다 온다는 사람 2시가 되도 안 옵니다.

2시에 전화 다시 했죠.

우쒸...또 좀 있다 온다고... 근데 내가 또 전화하면 자기가 바보가 된다나?

전 신랑이 안 오면 절대 잠을 못자는 예민녀입니다.
꼬박 새벽 3시까지 뜬 눈으로 씩씩 거렸습니다.

개선장군 행차인지 계단이 쾅쾅 울리면서 신랑 발자국 소리가 들립디다. 초인종은 왜 눌러! 열쇠따고 들어오지!

문 따주고 기냥 자는 척 했습니다.

술 먹었으니 힘들겠지. 씩씩거리며 양치질 한 후 자데요.

안방엔 옷가지가 여기저기...

오늘 아침에 아무말 안하고 출근했습니다.
신랑네는 아예 오늘 전체 휴무구요. 작정을 했던 것 갔습니다.

아마 일어나면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밥도 국도 반찬도...

어제 일찍 오면 오늘 아침에 만난 해장국 끓여 줄려고 재료만 사다 놨는데... 어디 쓰린 속에 라면 맛이 어떤가 보라지...

참...남자들은 대개 12시가 넘으면 그 담엔 의미없는 술자리를 갖는 것 같습니다. 술이 술을 먹는 시간과 돈만 축내는 술자리...그 담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으면서...


그런 술자리를 왜 지켜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어떻게 할까요?
저도 땡땡이 칠까요?
어제 잠을 한 개도 못 자서 몸은 죽겠습니다.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