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결혼하고 1년도 안된 새댁입니다.
이곳에 글도 자주올리고 많은 좋은 선배님들의 격려의 말씀으로,
지금까지 결혼생활을 이겨내 올수있었습니다.
전 지금 중대한 결심을 하고 있습니다.
수없이 끊임없이 생각해온 이혼..차라리 죽음...
절대 다시 태어나고 싶지도 않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이땅 대한민국에선 결코 태어나지 않으리라 주문을 욉니다.
결혼전, 그리고 준비과정에서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시댁때문에 난생처음 가출이라는것도 해보았죠. 결혼 얼마 남겨두지않고 긴머리 싹뚝잘라 파혼을 하려했는데, 운명이라는게 아마도 있나싶습니다.
30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도 할수있는 삶을 살아오면서,
정말 시댁같은 사람들은 분명 처음봅니다.
어쩌면... 어쩌면 그리 거지와같이 받을것만 챙기는지.먹이를 발견한 짐승들같이..
결혼전 오라가라하면서 김장이고 명절이고 며느리처럼 부리더니,
결혼할때,
제게 달랑 금7돈,한복... 이게 전부입니다.
남편이 근 7년간 매월4-50만원씩 용돈으로 드렷다는데,10원한푼안줘서
집구할땐 제 남편 은행에서 대출받았습니다.
그러곤, 늘 저에게 자신의(시모)형제들이 삼촌몇,이모몇... 8남매다.어쩌구 저쩌구..
물론, 제친정엄마는 깍뜻한 분이셔서 혼수,예물,예단..다해보내셨죠.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않은것은 괜찮습니다.
결혼당일, 이바지도 보내지않아 울엄마 30-40명의 손님들께 너무 무안하고 자존심상해서 우셨다합니다.
이 얘기도 사촌언니통해서 한참후에 알았지요.
그래도 울친정엄마는 신혼여행후 다녀갈때 이바지 이것저것 챙겨서 보내주셨죠...난 아무것도 모른체..
여기까진 참을수 있습니다.
제남편은 개인일을하느라 신혼여행다녀온후 줄곧,
이르면 밤 11-12시 늦으면3-4시에 들어오고,토요일,공휴일이라는것은아예없죠.그나마 일요일도 2-3번은 일하러나가고...
일생의 단한순간. 신혼만큼은 알콩달콩하게 살고싶은게 모든여자들의마음 아닌가요? 생과부와같은 내모습...
그와중,집드리6번 저혼자 다치루어내고,
시댁은 각자들 바쁘다고 따로따로 지들 편할때 3번 통보하고 오더군요.시모, 시부와함께 집드리에와선 "형이 장가갈때까진 니가 이집의 맏며느리 역할 다해야한다. 알겠냐?"..지금이 옛날인가요?
이런 잡다한 사소한일들을 여기에 적기엔
너무도 너무도 많아서 다적을수가없어요.
우리 부부 둘의 삶이 너무도 지치고 지치는데,
늘 전화해선 이래라 저래라... 전화벨이 울리면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습니다.
여름엔 시누 이사갔다고 집드리 가야하니, 저희부부에게 매일같이 전화해서 시간맞춰 집드리가자고, 자기딸 힘드니까 한번에 가자고..
그리고 몇주뒤, "아버님 생신이 음력 몇월몇일이니 기억해라.
예전엔 잘 챙기지 않았다만, 올부턴 새사람 들어왔으니, 니가 생신상차려라. 식구들모여 저녁이나 해야겠다."
정말.. 기가찹니다. 만일, 가끔이라고 저를 아껴주는 마음을 느꼇다면 제가먼저 상차리겠다고 즐거운마음으로 전화했을겁니다..
그때, 울친정엄마께 이바지도 안보낸 사실을알고 저,드디어 분노했었습니다.
까짓거, 이바지 아무것도 아닐수있습니다.
그 인간들의 마음자세가 도저히 인간이기를, 어른이기를 거부하는것입니다.자기들이 해야할일은 완전 없다고 생각하는 몰상식한 인간들..
제가 그집안 종년으로 들어가려 결혼했던건가요?
문제는, 한달전 시할머님일로 끝을치닫습니다.
시모, 시할미 모시기싫어 지금도 일을 나갑니다. 할머니 고모댁에 계시다가 시모댁으로 아예 사실려고 들어오셨습니다.
전, 할머니란 존재를 정말 좋아합니다.
내 친할머니께서 많이 이뻐해주셨고, 돌아가신후에도 모든 세상의 할머니가 다 내할머니같아서, 지나가다가도 모르는 할머니가 구걸하고계시면 가슴아파 한번도 그냥 지난적이 없었지요.
시할머니가 오셨다는말 듣고 ,시모는 싫으니 시할머니껜 정말 잘해야지했는데..
바로 전화하시더니, 제 신랑과 잠시 통화하다가 저를 바꾸었습니다.
전화 받는순간, 다짜고짜,
너, 내가 와있는지 아느냐 모르느냐? 나 지금 기분 아주 나쁘다.부터시작해서...인간의 도리가 어쩌구저쩌구하는데, 참고참은 눈물이 대성통곡이되어 나오더군요.
꺽꺽거리고 우는 나를 보며, 신랑은 놀래고,
처음으로 시댁에 말했죠.
그러지 않아도 지금 충분히 지칠데로 지쳤다고, 나도 힘들다고.
그러시지않아도 정말 살고싶지않다고...
그런데, 시할미옆에있던 시누가 웃으면서, "할머니, 그렇게 어렵게말하면 못알아들으니까 쉽게말해요 쉽게."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들 모두가 악마처럼 보였습니다.
시모에 시달려 지난 여름부터 병원을 들락달락했습니다.
혈압으로..신경성 급성위염으로...길가다 쓰러져 급성 빈혈로..
결심하고 남편에게 말했죠. 이혼하자고..내가 이러다 병들어 죽을거같다고.그때 신랑이 그랬죠.
울부짖는 제게 이젠 널 편히해주겟다고, 이젠 시댁 가지말라고.
그런데,어제31일..
시댁에 새해 인사드리거 가자더군요..전 싫다고.
그리곤,저에게 소리지르며 그러더군요. 그래,니가 시댁안보고 얼마나 잘사는지 보자..
그인간... 남편이란 사람도 결국은 남의편이더군요.
어젯밤..긴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일들은 여기가 끝이라면 잊어버릴수있는데.
앞으로의 제 삶이 뻔히보입니다.
시할머니 홀로 시댁에 있으니, 머지않아 내가 아기낳으면 뻑하면 오라가라할것이고, 형이 장가가서 형님이들어오면..
나와 형님사이를 얼마나 비교하며 이간질할지..혹, 시댁같은 인간의 형님이(죄송합니다.이렇게밖에 표현이안되는군요)들어와서 내게 또이래라저래라 시집살이라도 시킨다면...전,아마 미칠겁니다.
지옥은 지금으로서도 충분히 족합니다.
여름부터 줄곧 끊이지않고 생각하는 이혼.
오직. 사랑하나만 보고 결혼한 제가 얼마나 바보 빙신같은지 모릅니다.
이미연씨말처럼 저역시, 이젠 사랑을 믿지않습니다.
1년가까이 있었던일들을 다 열거할순없고, 글재주도 없어 저의 현실과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지만, 저와같은 상황으로 이혼을 생각하셨던 분들, 혹, 이혼하신분들의 소중한, 소중한 조언 듣고자 글을 올렸습니다.
매우긴글. 끝까지 읽어주신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싶어요.
오늘 새해 1월1일...
진심으로,
진심으로 올해는 모--든 분들이 예년보다 분명 행복해지시길 바랍니다..
단한순간도 행복한순간이 없었던 슬픈새댁이 조언을 구합니다...
저.. 이대로 계속 나를 잃은체..시댁 노예로 살아야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