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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때문에..


BY 김여인 2001-01-11

철없이 보내던 24살 가을..
친척의 소개로 한사람을 알게되었고 인연이 될려고 그런지
결혼하기까지는 채 3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너무도 큰딸의 결혼을 서둘렀던 친정엄마는
자신의 앞날을 예언이라도 한듯이
결혼하구 5개월도 안된 어느날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셨다..
외할아버지의 초상을 치른지 딱 일주일째 되던날이었다..
이래저래 맘도 편치않으시고..입덧으로 고생하는 딸을 위해
이것저것 반찬을 준비해서 나한테 오실려구 하던 그때...
쓰러지던 그순간에도 자식들을 위해서 제발 풍이올려거든 차라리
죽었음....하고 바라셨다던 엄마..

엄마가 돌아가신후로 딸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맘보다
원망하는 맘이 더한 그런 못난 딸이 되었다..

돌아가시던 해..남편은 진급을 앞두고 있었고
그 진급은 정해져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삼오제를 치르고 서울로 향한 남편은
그날부터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다...

한달새 몸안에 털이란 털은 모두 빠져나갔고
당연히 진급에서 밀려서 오히려 다른곳으로 발령까지 받았다..
누가보아도 표가나는 가발..
그걸 쓰고 출근하는 남편의 뒷모습에 가슴이 미어져
울면서 보낸 날이 얼마였던가...

자신의 아들이 진급도 못하고 머리까정 다 빠져서 가발을
쓰고 다니는게 잘못들어온 며느리탓이고
삼오제때 장모묘에 잔듸 심는작업을 했기때문이라고
시부모님과 그 형제들의 매서운 눈초리 또한 참기 어려웠다..
홀로 되어서 술로서 겨우겨우 몸을 추스리던 친정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설득해 시댁에선 엄마묘에다 굿까지 하셨다..

난 아무것두 할수가 없었다..
매일밤을 그냥 돌아가신 엄마만 원망을 하면서 그렇게
눈물로 밤을 지샜다..
엄마~~~~~왜 이 딸을 이토록 힘들게 하나요

누구보다 당사자인 남편..
그남편에게 난 아무것두 해줄수 없었고
그냥 항상 미안한 맘만으로 남편을 대하게된다.
'왜 나같은걸 만나서 이렇게 되었냐고..'

결혼해서 살아온 6년..
한달에 한번씩 시댁에서..친정에서 벌어지는 크고작은
사건 사고들..
모두가 내가 이사람을 만난 탓인것같다..

올해에도
신랑은 진급에서 아깝게 떨어졌다..
기운없이 퇴근해올 남편을 맞이할 생각을 하니
나때문인것같아...
맘을 추스릴수가 없다..

오늘따라 하늘에 계실 엄마가 너무나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