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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받고픈 아줌마


BY 상담자 2001-01-13


정신과에 상담 받는 기분으로 들어왔습니다.

남편에게는 전 직장의 여자동료가 있습니다
드라마 아줌마의 심헤진이 생각나네요.
난 원미경같고요.

오전 내 아무 일도 못하고 멍하니 있습니다.
가끔씩 전 직장 동료들의 모임에 나가서 그여자를 만나고 옵니다.

어제도 그 모임에 나갔다 왔는데 표정이며 분위기가 나를 주눅들게 했습니다.
기분이 착 가라 앉아서 별로 말도 없고...

여자라는 육감으로 알잖아요.

막 화가 납니다.

미인, 좋은 학벌, 좋은 집안, ....

저여자는 전생에 뭐그리 좋은 일을 많이 했기에 저렇게 모든 것을 가지고 태어났을까?

세상에 그런 여자 많이 있지요.

사실 tv에 나오는 여자들만 봐도 거의 그렇지요.

그런데 그 여자들은 나하고 상관이 없는 여자들이고 내 남편이 만나는 여자중에 그런 여자가 있다는 것이 기분나쁩니다.

내가 초라해서 견딜수가 없어요.

왜 초라하냐고요?

남편하고 나는 정말 오래 연애해서 서로 밖에 모르다가 결혼했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다른 사람한테 눈 돌린적이 없다고 확신했는데
남편이 그 여자한테 끌리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뭐 흔히 이야기하는 그런 바람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여자 이야기를 하면서 멋있다고 이야기하고 관심있어 하고 굉장히 말이 잘 통하는 것처럼 말할때면 머리 뚜껑 열릴 것 같습니다.

전 빨간머리 앤 스타일입니다. 한마디로 천방지축이었고 명랑하고 밝아서 사람들이 좋다고 했죠. 신랑이랑 연애할 때도 재미있고 잘 웃고
씩씩하다고 ...

그런데 그 여자는 공주입니다. 한마디로 우아하죠. 출신성분 자체가 우리와는 다른 세상이더군요. 모든 매너나 말투 태도가 몸에 배어 있어서 그냥 무시하기엔 멋있습니다.

제 열등감을 자극합니다.

그러니 남편이 그 여자한테 끌릴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집에 들어와 아이들 하고 씨름하느라 엉망이 된 집안이나 늙어 초라해져가는 마누라 얼굴보면 웃음이 안나오고 멋진 여자 앞에서는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남편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을 원망할까요/

난 왜 이정도밖에 ..
이런 말 하면 안된다는 거 알아요.

전 지금의 생활도 감사하고 있어요.
온 식구 건강하고 작은 것에 행복하며 살려고 해요.

그런데 남편이 장가 잘간 친구들 부러워하는 말 할때면 가슴이 후벼져요.

친한 친구중에 굉장한 집안딸하고 결혼한 친구가 있거든요.

그 친구는 처갓집 덕분에 잘 나갑니다.

부러워하는 마음 이해 하면서도 ...

그 여자동료를 보면서 남편도 저런 여자랑 결혼했더라면 하고 부러워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하여튼 전 그여자 때문에 머리가 돌 지경이에요.

눈치를 보니 생일 선물도 챙겨주고 가끔 통화도 하고 ...메일도 주고 받고 ... 강남의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

그 여자 수준에 맞춰주느라고 꽤나 수준 높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어떻게 하지요 그말 밖에 나오는 말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