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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퍼 지는 군요.


BY 초란 2001-01-16

남편이 학생때 결혼을 해서 형편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가 버는돈, 남편이 버는돈 모두 남편이 한학기 등록금으로 들어갈 정도니 살림은 빠듯했죠...
그래서 전 살림 늘리는건 엄두도 내지 못하고, 필요한게 있음 거의 얻어다 쓰곤 했어요.
다리미를 사려고 고민고민 하고 있으니 울 신랑 시댁에서 시어머니가 거짐 8년을 쓰신 다리미를 가져오더군요. 어머님은 새로 사셨다면서..
고장나서 버리려고 하던걸 고치면 쓸수 있을것 같다고 가져와서 현재 2년넘게 사용하고 있답니다. 옷을 잘못 다리면 까만 코팅이 묻어 나오죠...
겨울에 집이 너무 추워서 이불을 사야겠다고 했더니 또 시댁에서 담요를 가져오더군요. 상상이상의 모양이었죠.... 혹시 이삿짐 나를때 가구 상처 나지 말라고 덮는 담요 아세요? 꼭 같은 모양의 담요였어요.
그 뒤론 어머님이 쓰시다가 버릴때쯤 되는 물건을 꼭 제게 쓸것을 권유합니다.
지금은 조금 형편이 되긴 하지만 아이낳기 전에 큰집으로 옮기려면 절약을 해야 하기에 아끼고 사는 편이죠.
근데 참 서글프네요.
저도 여잔데, 이쁜것 , 새것 놓고 살고 싶은데, 왜 같은 여자 입장이면서 어머님은 그런것들을 제게 권할까요?
당신의 딸이라도 그런걸 권할수 있을까요?
정말이지 너무 속상해서 오늘은 어머님이 주신것들 다 버리고 모두 새것으로 사고 싶은 생각입니다.

저녁 지어놓고 남편 와이셔츠 다리미질하다가 너무 열받아서 몇마디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