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14

생각을 바꿔야하나?


BY nadja2 2001-02-01

작년 5월말에 결혼했으니 벌써 8개월째네요.
감성적이고 여성적이며 절대 가부장적이지않아 좋아하게된
남편은 지금도 그 모습 여전합니다.
그래서 좋아했던 남편의 부모님은 물론 대한민국의 시부모님들이라서
며느리는 당연히 시집에서 일해야하는 존재라고 생각하시죠.
그런데요. 참 별 것 아닌 것 갖고 분개한다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시어머님도 일을 많이 시키시는 것은 아니지만,
집안일을 여자의 업보로 생각하는 여자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시어머니와 곧 그렇게 되어야할 것만 같은 저의 모습은
참으로 눈물이 날 정도로 답답했습니다.

이럴꺼면 왜 결혼을 했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대한민국에서 결혼은 여자에게 참으로 불리하고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어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가 고민하게 됩니다.

요번 설에는 장손이신 시아버지 집안때문에 항상 뵈어야하는
5분의 작은 아버지식구들에게 욕 아닌 욕까지 먹었죠.
설에 여자들만 부엌에서 머리가 아플 정도로 전을 부치고
나물을 무치고, 고기를 볶는 모습에 답답하고 또 그런 일들을
하시는 작은 어머니들도 그리 밝은 모습은 아니었기에,
한 말씀 드렸습니다.
"작은 어머니, 우리 설,추석 차례 간단히하고, 남은 연휴
가족끼리 놀러가요. 그게 더 좋지 않아요?"
했더니, 둘째 작은 어머니께선 이집 며느리 잘 못 들어왔다며
혀를 차시더군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세대입니다.
일하는 걸 싫어하면서도 그것에서 벗어날 방법을 궁리해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 정말 이중적입니다.

게다가 더 화가 나는 것은 남자들의 태도입니다.
몇 세대에 걸쳐 부엌에 들어오는 남자들의 모습은 흉한 것이었기에
당연히 음식솜씨가 떨어지다보니 차례상도 여자들이
차리는 것 아닙니까?
그걸 어떻게 "당연히 여자가 할 일"로 치부해버리는 건지.
차라리 잘하는 여자들이 부엌일을 하고, 설겆이에 전문성을
기를 일입니다. 남자들은.
정말 일을 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같이 일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렇게 상냥하고 친절한 남편도 시집식구들 앞에선
가부장적인 체 해야 욕을 안 먹습니다.
부엌 안 들어오기, 집안일 안하는 척하기,
아내 비하하기

이렇게 결혼하고 이중적이어야하는 앞으로의 삶이 답답해져,
이렇게 길게 적어봅니다.

어떻게해야 남녀는 대등해질 수 있나요.
시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