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2001년 2월이 시작되었는데 왠 명절?
명절날 기분 좋게 맛있는 것 먹고 룰룰 랄라 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나를 돌아버리게 만드는 사건이 일어났다.
시어머니께서 약식을 하신다고 하시기에 어어니가 하시는 것은 정말 맛있어요 하면서 진심으로 아양을 떨고 명절을 그윽하게 즐기고 있었다.
문제는 우리 조카(시누가 명절을 이용해 친구들 등쌀에 어쩔 수 없이 해외 여행을 갔기에 우리 집에 떡국을 먹으러 왔다)
맨날 사는게 어쩌구 저쩌구 하더니 그래도 세월 좋은 가 보다 하고 은근히 배가 아프려고 하는 마음을 이기고 기분좋게 조카랑 맛있는 것 먹고 비디오도 보고 그랬는데 조카가 갑자기 컴을 키더니 인터넷을 하더라
그런데 조금 있다 어! 삼촌 컴퓨터 이상해요 해서 우리 부부가 달려갔더니 이미 이상한 바이러스에 걸려 끝장이 나 버렸다.
아뿔싸! 지난 몇달 동안 인터넷에서 모은 자료며 그동안 나름대로 공부하던 자료를 다 날려 버렸다. 평소 그쪽 분야에서 일을 하는 남편도 고개를 절래 절래...
그 다음부터는 상상에 맡겨 봅니다.
평소에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 일체유심조를 나의 좌우명처럼 떠 받들고 살려고 노력하는데 어찌나 속상하던지..
어린 조카가(고3) 고의로 그런 것도 아닌데 평상시 좋은 숙모의 인상을 깨기가 싫어서 무단이 참았건만 우리 시어머니 옆에서 한 말씀하신다. 야 그것 고치려면 돈 많이 드냐?
혹시나 내가 조카를 어쩌려나 그래서 그러신지 자꾸 내 눈치만 보셨다. 어떻게 보면 돈 보다 더 귀한 자료들이 날라갔는데 몇달을 고생했는데 잠 안 자가며 모은 자료들인데..
결국은 한마디 던졌다.
-그게 얼마나 귀한 자료인데요. 돈 보다 더 귀한 것인데요.-
잘 나가던 명절 버렸다. 기분이 영 꿀꿀하니까
모처럼 아름다운 명절을 만들어 보려던 꿈은 사라졌다.
결국은 컴퓨터를 업그레드 해서 다시 깔았다. 물론 다시 자료 모으느라 바뻐졌고 아컴도 겨우 오늘에서야 들어 왔다.
정말 싫다 바이러스는...
* 아컴의 여러분들 조심하세요. 조금이라도 수상한 메일이나 자료는 열지 마세요.
아주 좋은 경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