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남편아.나는 정말로 소망한다.
늘 남탓, 남욕, 뭐든지 나쁘게보는것, 모든건 김대중탓, 세상탓
난 이런 남편과 살고 싶단다.
"저사람 참 좋은 사람이야"
"대통령이라고 별수 있겠어"
"노력한만큼 돌아오지"
"그래도 세상엔 좋은사람이 더많아"
"ARS모금이 누구 주머니에 들어가더라도 불우이웃돕기 하자"
난 긍정적인 말을 듣고 살고 싶어.
자라나는 자식들 앞에서 그렇게 부정적인 모습의
아빠를 보여주고 싶지않어.
요즘 니가 관심갖는 이민.
그거 잘난 사람들이 더잘살자고 삶의 질 찾아서 떠나는곳이
이민이야.
모든걸 세상탓만 하다가 낙오된 너같은 사람이 가는곳이 아니야.
왜 모르니 너는, 내 탓이오. 한번만 하면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 지는지.
그렇게 싸움닭처럼 발톱 세우고 살아서 너에게 도데체
돌아온게 뭐가있니.
나는 16년을 너랑 살았는데도 니얼굴이 너무 낯설다.
도데체 정이 딱 드는 내거란 생각이 안든다.
길에서 마주쳐도 별로 안반갑다.
정말 너무 안타깝다.
편안하고 푸근해 지기가 그렇게 어렵니.
나는 가난했던 유년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고
의처증 환자같은 아버지가 시간재고 기다리던 Miss 시절도 싫고
너에게 실망하며 눈물흘리던 신혼때도 싫다.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와 죽음이 갈라놓을때까지 함께 살 예정이다.
그러니 제발 제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렴.
그리고 제발 잔대가리좀 굴리지 말아다오.
제발 이런 남자세상인 대한 민국에서 태어났으면
그 굵은 대가리좀 ,굵게 굵게, 크게 크게,
생각도 행동도, 크게 굵게,
난 너땜에 음식에 넣는 재료도 작게 썬건 다 싫고,
김밥도 굵은게 좋고, 만두도 주먹만 해야 좋다.
그만 쓸란다.
쓰면 쓸수록 불행해져서 추스리기가 힘들다.
전생에 웬수가 만나는게 부부라잖니.
우리 서로 잘하고 살아서 내생에는 절대 만나지 말자. 서로를 위해.
그래도 건강해야지. 너나 나나.
우리 노력하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