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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놈...


BY 열 2001-02-05

오늘 장보러 남편과 같이 나갔다.
길거리에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다가...
남편친구 이야기가 나왔다.
그 친구는 32평 아파트를 사서 결혼했단다.
우리는 현재 아파트 전세비용 대출금 하나도 못갚았다.

나 : 아니 그사람은 무슨돈으로 32평 아파트를 구했대?

남편 : 뭐..자기 모은돈이랑, 장모님이 보태줬대.

나 : 뭐라구?? 그게 무슨말이야? 장모님이 집사는데 왜 보태줘?

남편 : 내가 아나....

나 : 아니 무슨 그런 개같은 경우가 다있어?

남편 : 왜 그렇게 화를내?

나 : 지금 화 안나게 생겼어...? 여자는 분명 수천만원의 혼수를 해갖고 갔을테고, 거기에 왜 친정에서 집값까지 대준대?? 딸자식둔 부모가 죄인이라더니.....일산에 32평 아파트면 얼마야? 그 사람이 총각시절 벌면 얼마나 벌었겠어. 그러면 친정에서 일이백 도와준것도 아니고...적어도 억은 대줬단 이야긴데...이게 말이나 되?

남편 :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그리고 정확하지 않아, 장모님이 대준건지 누가 대준건지...

나 : 사정은 무슨 사정... 그리고, 정확하지가 않다고? 그래, 정확하지도 않은데, 어떻게 장모님이 집값을 대줬다는 이야기가 전혀 망설임 없이 나오냐? 그게 어디 정상적인 경우냐? 그런말이 생각도 제대로 안해보고 입에서 술술나오다니 정신상태가 썩어빠진거아냐??

열받아 하는 나를보며, 남편은 너무나도 의아해 했고....
나는 더이상 가슴이 벌렁거려서 말도 안나오니까 말걸지 말라고 해버렸다.

난 남자는 별로 보태는것도 없는데, 여자가 바리바리 싸들고 시집가는거 많이 봤다. 거지같은 의사새끼를 사위로 둔답시고, 일산에 30평짜리 아파트를 사준 장모님도 봤다. 해준거 쥐뿔도 없는 시어머니는 떵떵거리며 천만원의 예단을 요구하더라...

며칠전에 올라온 페퍼상사 새끼의 글에 요렇게 써있드라.
"데이트할때 남자가 전부 돈대고, 헤어질때 여자는 비싼 반지 싹 먹고 헤어진다구..."
헹....그넘은 어디 꽃뱀한테 걸렸는지 몰라두...
내 주변에 보면, 요즘은 최소한 더치페이 아니면...여자가 더 돈쓰더라.

특히 시집갈때 남자측에서 부모님 모시고 살자며, 남자집으로 여자 델구 들어갈때에도, 여자는 이것저것 혼수를 바리바리 해들고 간다.

시댁으로 살림들어가는거...그건 식모자리 하나 꿰차고 들어가는거나 마찬가지 거늘~ 돈을 주고 델구와도 부족할판에...남자새끼들 떵떵 거리긴~~~


너....결혼할때 달랑 200만원 내고 울집에서 2000만원 대준거 아직도 안까묵고 있다.
나 그래도 여태까지 단 한번도 너한테 돈문제 이야기 꺼낸적 없다.
글구, 나 대학원 다닐때두 내돈으로 다녔다.
근데, 너 내가 돈벌길 바랬지.
대학원 휴학하니까, 너 뭐랬냐...돈벌라구?
돈돈 따지는데.....너 결혼할땐 묵묵히 받아먹드니만...이제와서 뭔소리냐? 내가 니돈썼냐?
내가 그간 직장생활 한걸루다가 내용돈 다 썼다. 니돈 하나두 안긁어 묵었다.
우리가 살구 있는 이집...전부 빚더미구...
이집에 있는 가구..니가 십원한푼 보탰냐?
니가낸 200만원은 결혼식날 너네쪽 음식값으로 다 나갔다.
자꾸 그런식으로 나오면, 나 집안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할거다.
그때 울집에서댄 2000만원 울궈먹을려면 나 앞으로 몇년간은 가사노동 하나도 안해두 된다 이넘아...
니가 자꾸 돈벌라구 안해두, 난 너 못미더워서 곧 직장 갖을꺼다.

너 결혼전에 한달에 얼마 저금했냐?
2년간의 직장생활후 달랑 200만원 들고 있던놈이...허이구~
지금은 둘이 살면서도 한달에 70만원 저금하잖어. 그게 전부다 이몸의 재정운영의 덕인거....달린머리로 생각하면 모르겠냐?

너 니네 부모님한테도 전화한통 안하는거 내가 알지만.....
우리형편 어려운거 아시고, 친정부모님이 없는 형편에 돈대주셨는데 결혼후에 자진해서 장모님한테 전화한번 건적있냐?
나 설날때 너네 부모님 선물 사러 여기저기 다녔거늘...
넌 제아무리 바뻐도 장모님 선물 메뉴한번 생각해본적 있냐??
물론, 내가 친정에 갖다드리는거..너 한번도 반대한적 없지만...
인간이 생각이 글러먹었다 이말이다.
챙길건 챙기며 살어라~

까짓 공과금같은거나 서류같은건 내가 다 알아서 뗘다 주마..
하지만 부모님께 안부전화 드리는고 신경써 드리는건 공과금 내는거랑 다른거다. 살면서 뭐가 중요한지 좀 생각하구 살어라~


주위에 무신경한거...남자라고 다 커버되냐?
회사가서 돈만벌면 인간구실 다한거 같지?
자기 주변에 신경한번 못쓰는게...
고마워 해야할 곳에 사례한번 못하는게...
그게 바루 인간답지 못하다는 거다.

정신 똑바루 차려...
세상에 아무리 장모님들이 사위 위한다지만...
그게 어찌 당연한 일이라고 남의 집 사줬다는 이야기가 술술 나오냐?

뭐가 옳고 그른지에 대해 생각좀 하구 살어라...
불쌍타...남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