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8개월된 맞벌이 새댁입니다.
저는 사소한 일로 신랑과 냉전중이에요.
남들이 들으면 비웃을 내용이지만 전 아주 심각하답니다. 제가 이상한 건지 여러분들게 묻고 싶어요.
저희 부부는 막내지만 2주에 한번 주말에 시댁에 가서 하루밤씩 자고 옵니다. 워낙 시어른이 집안식구들 다모이시는 걸 좋아하시는지라 딴집에 비해 행사도 많고 모임도 잦은 편이지요. 그래도 시댁어른들이 참 좋으신 분들이고 신랑도 착한 편이며 처가에도 잘해 되도록 불평안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의 일입니다. 원래는 찾아뵈어야할 때긴 때인데 제가 기침감기가 너무 심해 가기가 싫더라구요.
신랑이 저녁 5시쯤에 전화와서 어떻게 하겠냐기에 감기 때문에 오늘은 안가고 일요일 아침에 가자고 했더니 그러자고 하더라구요. (참고로 신랑직장은 시댁에서 아주 가까워요.) 전화를 끊고 5분뒤에 다시 전화가 와서 시아버님이 온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자고 그러셨다면서 전철타고 오라고 하더군요. 순간 화가 났지만 그런일로 치사하게 싸우기 싫어서 콜록거리며 2시간 전철타고 가서 9시에 저녁 먹었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별일아니지만, 일주일 내내 기침으로 잠도 잘 못자고 고생한 와이프더러 전철타고 오라는 신랑이 왜그리 싫고 섭섭할까요? 그냥 시아버님께 오늘은 쉬고 내일 간다든지 아님 자기만 저녁 먹으러 가도 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날밤 저는 계속 기침하고 아직도 힘들어 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프니까 마음이 약해져서 그런지 별별 생각이 다나요. 내가 아파도 신랑은 결국 남이니까 내몸은 내가 챙겨야 할 것 같고,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는 것 같고, 내가 앞으로 아파도 절대 너한테 아쉬운 소리 안한다는 오기도 생기고, 이런 일들이 쌓이고 쌓이면 이혼도 가능할 것 같고…문제는 우리신랑이 왜 내가 골이나 있는지 전혀 깨닫지 못한다는 겁니다. 제가 그동안 너무 많은 시댁, 친정 모임에 참석하느라 주말에 쉬지 못해서 짜증을 부리는 걸까요? 아님 성격이 나쁘고 이해심이 부족한 제탓일까요? 전 그냥 아프고 힘들땐 신랑이 없어도 좋으니까 그냥 주말에 집에서 자고 싶을 따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