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정월대보름이다.
다른 날보다 일찍 서둘러 저녁 준비를 하였다.
설에 시어머니가 주신 나물이 있었는데,
어떻게 요리하는지를 몰라 전화를 드렸다.
"너 이제서 밥을 하려구 하냐!"
너무 기가 막혀 하신다.
"나물은 며칠 전부터 삶아서 담궈 놓아야 하는데...
그냥 호박나물이나 해 먹어라."
게다가 점심에 찰밥을 쪄서 고속버스로 부치셨단다.
그것도 평소 엄청 껄끄러운 형님 집에 같이 부치셨다고,
가서 같이 저녁 먹으라신다.
난 시집가서 꼬인여자이기 때문에 하나도 고맙지 않다.
게다가 우리 신랑, 친정엄마가 우리집에 뭐 주는 것도 싫어한다.
그것도 참견의 일종이란다.
그러면서도 자기 엄마는 딸에게 밥까지 부쳐주셨다고
너무 감격해 할 것이 틀림없다. 진짜 얄밉다.
이것저것 넣어 오곡밥 맛있게 짓고, 나물 몇가지, 김이랑
대보름 식탁을 차려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뒤통수를 한대 맞은 느낌이다.
하긴 결혼 첫 해는 정월 대보름에 시댁에 가지 않았다고
완전 바보취급 받았었다.
우리 친정집만 그러지 않는 건지
시댁이 더 유난스러운건지
아니면 지역적 차인지...
어떻게 된 겁니까?
시집가니까 친정과 너무 달라 당황스러운 것이 많이 있다
대한민국이 너무 넓은 곳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