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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버인가요?


BY 걱정녀 2001-02-07

처음으로 글을 올려볼 용기를 냈어요.

저희 시댁은 좀 특이합니다. 설명하기가 곤란하여 생략.
저는 둘째 며느리죠. 어머님은 첫째 며느리가 편치도 그리 좋지도 않으신 상태. 이유인즉 결혼때 혼수문제로 자존심이 쬐끔 손상된데다
아주버님이 유학을 다녀오셨는데, 함께 가서 공부하고 온게 내심 속상하신가봐요.

이번에 둘째까지 낳은 저는 식순이 되는 길만 남았는데, 어머님은 계속 시댁으로들어오라고 하시고(얼마전까지 친정엄마와 살았거든요),
시댁에는 시부모님과 조카가 하나 있어요.

저희 시댁은 시부모님 두분다 교사시구요, 아주버님은 이번에 교수가 되셨답니다. 그리고, 손윗동서는 이제야 강의도 좀 나갈 수있게 되는데, 석사를 한국에서 딸려고 한데요.

시어머님도 아직 사회활동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저희 시누이는 이혼 후 외국에서 유학 중인데, 들어오면 대학강단에 설 예정이랍니다. 한마디로 모두 교육자 집안이 되었죠.

저희 신랑은 얼마전 실직 후 곧 새 직장을 나갈 예정입니다.
유학도 싫다, 공부도 싫다, 없는 형편에 돈이나 벌어야지.... 이런 주의죠. 하지만 저희 신랑은 장학금받고 대학다녔고, 어머님 아버님 원조 한번 제대로 받지않은 효자죠.(받고싶지도, 받을생각도 없어요)

시댁식구가 모두 모이면 공통화제가 서로들 통하는 얘기만 합니다.

그러잖아도 소외감 느끼기 쉬운곳이 시댁인데, 저를 뺀 모두가 공통의 대화가 되죠. 게다가 어머님은 신식이셔서 아들들하고만 주로 얘기를 나누십니다. 전화통화도 아들들과만. 아들들도 밖에서 따로 만나고, 전화도 방에서 해요

손윗동서가 비록 지금은 서운하시지만 곧 자리를 잡은 후가 되면, 자랑스럽고 기특하실 겁니다. 저도 자랑스럽긴 마찬가지겠지만, 아마 저만 뒤처지고 일만하는 일꾼처럼 느껴지겠죠. 지금도 만만치 않은데...

모이면 으례 자연스레 저는 일만하고 있고, 의견조차 입도 벙긋 할 수없고, 조카애랑 제 애들이랑 놀고 있습니다.
심지어 애들 영어교육 문제부터 키우는 문제까지 어머님은 제게 이래라 저래라 야단이십니다.

형님댁은 일년에 두번 정도만 방문해도 모두가 고마워하고 삽니다.
저도 둘째 낳기 전까지도 계속 직장 생활했어요.
하지만, 저에 대한 반응은 달랐죠. 심지어, 아이를 팽개쳐두고
나다닌다고 서운하다고 식구들 모두 직접 저한테 그랬죠.교사나 교수였으면 안 그랬을겁니다

참고로 신랑은 제가 공부하는것에 결사 반대였습니다--옛날부터
.
친구들이나 친정에서는 제가 직장을 안나가는 것도 공부를 계속하지 않는 것도 이해를 못합니다.

활동적인 성격인데 자꾸 소심해 지고 주눅이 앞섭니다.
심지어 시댁식구들은 제가 잘하는 것이나 아님 잘할수 있다는 걸 인정하질 않습니다.

저는 무시당한다고 느껴지거든요, 제가 오버인가요?
현명한 선배님들의 슬기로운 대처법 좀 알려주세요...
저는 자꾸 주눅이 들고 비참합니다.
가정살림에도 자신을 잃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