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남편은 평범한 말단 공무원 생활을 17년째 하고 있는
남들 보기엔 참 별볼일 없는 인생입니다.
하지만 돈을 펑펑 쓰고다니는 것도 아니고
날 때린다고 손한번 쳐들어본적이 없으며
바람도 제가 알기론 펴본적 없어요.
술은 잘 마시지만 제 용돈 한도에서 알아서 사용합니다.
집안의 대소사 완벽하게 처리해주고
시집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에도 바람막이가 되어줍니다.
부부관계도 뭐 별 문제는 없고요..
..근데 뭐가 문제냐구요?
저녁식사마다 습관적으로 술을 한병씩 마시는 겁니다.
술가져와라하면 제가 싫어하니까 저대로 술을 가져오든가
술이없으면 애들 시켜서 사오게 합니다.
술먹지마라 하면 비장한 목소리로 힘을 주어
"술가져와!!"합니다. 그러곤 홀짝홀짝 마십니다.
저녁찬을 안주거리삼아.. 정말 보기싫어 돌 지경입니다.
인생의 낙오자같은 모습입니다.
일주일에 3일정도는 퇴근하고 동료들과 마시느라 12시경에
들어오고 나머지는 집에서 이럽니다.
알콜중독인것 같다고 내가 말하면
"응 나 알콜중독 맞아" 합니다. 배째라는 표정입니다.
술먹고 나면 그제서야 뭔가가 풀리는지 애들에게 이말저말
농도 하고 하니 애들은 아빠가 술마신걸 더 좋아하네요.
술마시고 뭐 술주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애들하고 장난도 걸어주고 컴퓨터도 가르쳐주고 하니
어떻게 생각하면 나쁠것도 없는데..
그낭 그래야 하는 그 모습이 싫습니다.
정말 꿈많은 청년이다 싶어 결혼했는데
그냥 이대로 사그라지는가 싶어 실망스럽고요..
이제는 이게 잘못된 건지 바로잡아야 하는 문제인지도
헷갈리네요.. 그냥 놔둬도 되는건지 아니면 한판 붙어야 하는건지
(물론 달걀도 바위치기겠지만) 모르겠어요.
님들의 남편은 안 그러시나요? 궁금하네요.
조언 부탁드릴께요.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