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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길들여지는걸까...?


BY snowflakes 2001-02-07

지금 나는 두아이의 엄마이고 나를 사랑해주는 남편에 우리 아이들을 너무나 이뻐해주시는 시부모님에 그리 먼거리는 아니지만 분가란걸해서 경제적으로는 그리 여유가 있는건 아니지만 학생때 결혼을 한거에 비하면 그래도 어느정도는 안정이 된거고...
지나다가 님들의 이야기들을 주욱 읽어내려가다가 어쩌면 나도 할말이 있을거 같아서 들어왔어요.
그동안 내가 살아온 이야기들을여
직장생활이란걸 하긴 했지만 막내로 커서 그런지 세상물정도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였어요.
스물다섯이 되도록 남자랑 입맞춤 한번 못해본 쑥맥이 어떻게 하다가 임신을 하게 되었어요.물론 그 사람을 사랑한다 믿었기 때문에 허락을 했고 그게 임신이 될줄은 몰랐어요
저는 학교를 졸업해서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동갑내기 신랑은 아직 학생이었어요
거기다가 엄한 집안에 장남이었고요.
누가봐도 그애기는 포기를 해야 옳은건데...
우리집에서도 저를 설득하느냐고 난리였죠
하루는 엄마가 술을 드시고는 친정집 아파트공원에서 울고 계시는걸 보았어요
마음이 정말 찢어지는거 같았어요
그래도 저는 포기를 못했어요.너무 무섭기도 했고 그러고나면 남은 내인생이 불행할것만 같았어요.
지금 생각같아선 그러라고 해도 그러지 못하겠지만요
그땐 남편을 믿고 무조건 따르기로 했어요
남편도 철이 없어 그런지 잘될거라는 말만 했죠
우여곡절끝에 결혼을 했어요.배가 불러서요
나름대로 결혼에 대해 환상도 많았는데 그 모든 꿈들을 아니 아예 한쪽 눈감고 한쪽 귀 막고 살리라 결심을 했죠
신혼여행이란것도 가지못하고 그래도 결혼식날은 근처 호텔에서 잠을 자고 그다음날로 시댁을 들어갔어요.
가는 택시안에서 저는 눈물을 흘렸어요.
그리고 나서 나에게 이렇게 많은 눈물이 있었구나 싶게 많이 울었어요
시부모님은 저에게 냉담했어요
장남 앞길이 저로 인해 막혔다 생각을 하셨는지...저 역시 마음을 열수가 없었어요.살면서 크고 작은 일들에 저는 상처를 받았고 거기다가 남편은 성실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당구에다가 포카 그리고 고스톱...잦은 외박
돈 한푼 벌지못하는 주제에 노름빚까지 지고 왔어요.
다달이 얼마 받는 용돈으로는 어림도 없어서 받은 패물을 내손으로 들고 나가서 팔아서 그빚을 갚았어요.
상소리도 잘하고 거기다가 화가나면 이성이란걸 찾아볼수 없는 그런 사람으로 변했어요.남편이 무섭기까지 했어요.
속이 썩어간다는 표현이 이런거 구나 알정도로 마음고생을 했어요.
저의 맘 알아주는이 하나 없었고 죽고 싶을정도로 힘들었답니다.
그저 친정에만 가고 싶었고 친정어머니 목소리만 들어도 울컥 솟아오르는 설움때문에 말한마디 못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정신 못차리고 자꾸 엉뚱한 짓을 하고 이년 저년 하면서 소리를 지르다가도 심성은 착한 사람이라 금방 진정이 되어서 저의 맘을 풀어줄려고 노력을 하고 또 저역시 그나마 어려운 시집살이에 의지 할거라고는 그런 남편뿐이라 용서 하고 잊고 그래도 나를 사랑하는거 같아 믿고 살고 그랬어요.
제가 한심하다 생각되었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었어요
내가 선택한 인생이고 어떻게 해서든지 잘사는 모습을 딸 하나 바라보고 평생 살아온 우리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또 남편이 바깥에 나가서 돈을 또 해먹고 들어왔어요
빚을 어떻게 갚아야할지 모르게 컸어요
그땐 분가를 한후라 시댁에 전화를 걸어서 막 울었어요.
도저히 못살겠다고 어머님 아들을 이제는 믿고 못살겠다고 펑펑 절규하듯이 울었어요.
그런데 어머니 반응은 너무 냉담했고 다 모든게 처음부터 내잘못이라는 거였어요.그러던 애가 아니였는데 나를 잘못 만나 남편이 이상해졌다는듯이 그것도 남의 집 얘기하듯이 아무렇지 않게 하는거 였어요
너무 기가 막혀서 손이 아니 심장이 부들 부들 떨리는거 같았어요.
남편에게 얘기를 했더니 거기다가 왜 전화를 걸어서 난리냐고 오히려 저를 나무라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너랑 이혼하라는거 여지까지 참고 데리고 살았다고...우리 부모가 너한테 그러는거 아니 나한테까지 냉담한게 다 저때문이라나요.그러면서 애들을 데리고 시댁으로 가버리더군요
뭐 이런 경우가 있나하고 정말 정신 나간 여자같이 며칠을 멍하니..울다가..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알수가 없어요.
그동안 우리 친정부모님께 보인 태도.그리고 아래동서들이랑 노골적으로 차별한 생각들을 해보니 그런 우리 남편의 말이 이해가 가더군요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이해가 안가는 얘기를 제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사실 지금 생각해봐도 저도 이해가 안가고 아무것도 용납이 안돼는 얘기니깐요.
이혼을 생각하게 되더군요.뭐가 부족하셔서 애낳고 어떻게해서든지 살아볼려는 며느리 이혼하라 했냐고 대들기도 대들었죠.
애낳고 몸조리도 안끝나서 애들 재우고 새벽에 당구장 쪽방에 가서 남편 잡아온게 한두번이 아니고 그 빚갚는냐고 친정에서도 몇번씩 돈을 갔다쓰고...그래도 그래도 살려고 살아볼려고 그랬는데 오히려 그책임을 저에게 묻다니...
반년 정도를 별거를 했어요.
아이들이 보고싶었지만 남은 나의 인생을 생각하기로 했고 아무리 시간이 많이 흘러도 용서가 안될거같았어요.
잘못했다고 싹싹 남편은 빌었고 시댁에서는 아무 얘기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다시 합치게 되었어요.어려운 결정이었어요.하지만 그게 순리였어요.
물론 남편이 변하긴 했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이 변하는거 이렇게 힘든일이구나 할정도로 다시 예전 모습이 나오긴 해도 우리 애들 매일 매일 보고사는것만이라도 저에겐 행복하고 우리 부모님 많이 걱정하셨는데 또 잘극복했구나 하고 한시름 놓으시는 모습을 보니 결정을 잘했다싶기도 하고 시부모님에 대한 맘이 제일 문제이긴 한데 지금은 아무생각없이 아니 일부러 아무 생각 안할려고 그래요
마음 깊은곳에는 아직 아니 영원히 남아있겠지만 일도 다시 시작할려고 그래요 그 상처가 잊혀지면 감사하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그런대로 그문제는 내가 어쩌지 못하는 문제려니 하고 살려고 그래요
철저하게 여우가 될려구요.
이제 결혼생활 7년인데 너무 빨리 철이 든건가요?
누구를 미워하고 원망한다는거 결국은 그 화살이 내게 돌아오더라구요
철저하게 혼자가 되세요
그외에 그 어떤사람도 내가 어쩌지 못한담니다
너무나 긴글이 되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