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78

시어머님과의 합가를 앞두고...


BY 후회 2001-02-07

으아..올해안으로 저 합가합니다. 날짜 가는게 너무 무서워요...
저희 어머님은 사람은 있는데로 힘들게 하시고 경우없이 행동하시면서 가끔 착하시기도 해요..다행히 워낙 드센 분이라 시누이들도 제가 힘들다는걸 조금은 알아주니까 망정이지...
저희 어머님은 나쁜 분은 아닌거 같아요...인간성은 오히려 착하신데 산 세월이 그리 만들었는지 사람 돌아버리게 만드시죠..아무리 이야기해도 겪지 않으면 이해를 못할 부분이죠...남편과 시누이들도 어머님을 가엾게 여기면서도 그 엽기적인 행동에 힘들어하곤해요..
울 어머님도 제가 어렵게 유산끼로 임신이 유지되자 자주 오시긴 해도 저희 집에서 식사도 안하시고 바로 가시더군요..제사때 오지도 말라고 하셨어요...그러니 시누이들이나 다른 식구들이 보기엔 정말 천사표 어머님이죠..하지만 전 결코 어머니을 좋아할수가 없습니다.

그런 착한 면이 있으신 반면 너무나 경우가 없으셔서 무식하세요..해야할 도리라는 건 없고 늘 며느리에게 보상 받자고만 드시죠...게다가 소문난 구두쇠로 돈 10원도 발발 떨고 저를 붙들고 구두쇠 교육을 시키시니 전 돌아버립니다. 어머님의 살림은 그야말로 가관이죠..시누이들도 친정이지만 지긋지긋한 구두쇠 살림에 어머님의 엄살이 싫어 가기 싫다는군요..몸이 좀 안 좋으시긴한데 워낙 엄살이 굉장하시고 그렇게 아낀 돈으로 한달에 수십만원씩 약을 해드시는 분이거든요...
까다롭게 구시진 않지만 돈밖에 모르시고 명절에 얼마를 가져오라고 명령을 하고는 드리면 그 자리에서 세어보시는 분이죠..정이 뚝 떨어져요..정말이지 신혼초 1년은 월 50만원씩 보내드리느라고 정말 힘들게 살았는데 그건 다 어디로 가고 애낳을때 얼마나 주실지 몰라도 그 굉장한 유세로 짜증나 받고 싶지도 않은 지경입니다. 게다가 고집은 얼마나 세신지 세상 사람 모두가 아니라해도 당신이 그리 하고 싶으면 길에서든 어디서든 있는데로 소리소리지르며 꼭 그대로 하여야 하고 그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합니다.
하여튼 다 좋은데 며느리에게 받을생각만 하는 부분이 몸서리가 쳐집니다. 구두쇠노릇 하시는건 무시하고 난 내 방식대로 살겠다고 각오가 생기는데 무조건 며느리덕만 받자고 대놓고 하시니 환장합니다. 애낳으면 살림을 합치고 살림이던 애던, 집안 행사도 모두 저 혼자 하라고 하시네요..이젠 어머님은 늙어서 아무것도 못하니 저더러 다 하라나요...첫손주인데도 안을 힘도 없다고 엄포를 놓으시더군요...돈이고 뭐고 늘 저희더러만 감당하라고 하십니다. 하다못해 망한 시누이의 전세값까지 말이죠..며느리에게 한밑천 뽑자고 아들 장가 보냈나 봅니다.
생전 베풀줄 모르고 경우는 하지 않으시면서 며느리는 시누이와 당신에게 늘 먼저 베풀어야 하고 경우를 다해야하고 희생하라고 하시죠..시누이까지에게 강요하실땐 돌아버리겠어요...

정말 미워요 미워..전 어디서 어머님과 저의 궁합을 봤는데 고대로 나오더군요..한공간에 있는것만으로 전 숨이 막히고 답답할꺼라고..어머님이 가지고 있는 것이 제게 아주 해가 되는 것이라서 제가 몸과 마음이 병들꺼라고..도저히 화합할수없는 사주라나...더군다나 어머님 기가 너무 세다고...함께 살라면 제가 완전히 초인이 되어서 무조건 복종하고 살던가 아니면 돌아버려 용감해져서 완전히 반항하고 살아야 살지 안그럴수도 없고 못산다는군요...

이 갑갑한 노릇을 어쩔까 몰라요....전 살림을 합치는날이 제 제삿날 같습니다. 애 기저귀 뗄때까지라도 몸이라도 편히 분가해 지내고픈데 저리도 벼르고 계시니 돌아버립니다. 차라리 잠시 미쳐서 아무생각 안하고 싶어요...남편은 이해하면서도 제 엄마라고 제 엄마 장점만 생각하니..저나 적응이 되지 나도 되냐고..돌아버리겠네..저도 엄마때무에 속타하면서도 외아들이라고 책임감에 엄마가 가여워만 보이고 마누라는 철인으로 보이나...그래 살아보자..남편아 너도 괴로울 것이니...
여기서라도 말하고 나니 좀 속이 시원합니다. 공해가 될런지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