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설연휴에 시댁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정말 기가 막힌다.
시엄니가 남편이랑 결혼할때 친정엄마에게 늘상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기네들 둘만 잘 살면 되지.... 시댁에 너무 잘할 필요없다'고 말이다
막상 시엄니가 되면 그런 맘이 변하는지 은근히 물질적으로 원하는걸 보면 정말 가증스럽다.
애가 생기면 차가 필요할것 같아서, 경유차를 살지 휘발유차를 살지에 대해 시어머니와 남편과 둘러 앉아서 얘기를 나눴다.
근데 대뜸 하시는 말씀이 '친정이 잘 사니깐, 친정에다 사 달라고 해라'
지금 친정엔 가뜩이나 동생 차에 들어가는 돈 때문에 친정부모님들이 가끔 다투신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출가외인이 손 벌일수 없다고 대답하고 말았다.
정말이지, 금전적으로 도움은 못 줄 망정이지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오느지.......내 상식으로 이해가 안 간다.
평소에 시엄니는 명절이나 생신때 용돈을 드려도 잘쓰겠다 혹은 고맙다는 말을 절대로 안 하신다.
그냥 당연한 것처럼 넙죽 받는다. 표정엔 용돈이 너무 적은 것처럼 보인다.
같은 동네에 사는 친정엄마가 평소에 사돈이랍시고 뭔가를 자주 줘도 넙죽 받기만 하고 의례상 하는 말도 안 한다.
가는게 있으면 오는게 있는데 그렇지도 않다.
신혼집 마련할때로 그렇고 애초에 시댁에 십원조차도 바라는건 웃기는 일일뿐.........
가끔씩 이런 생각도 한다. 이글을 읽는 분들중에 화를 낼지 모르지만,
'못사는 사람들이라서 이렇게 거지근성을 갖고 있는가!' 물론 일부만 그럴거라는걸 안다.
시댁은 못사는 건 아니지만, 그냥 넉넉하지 않다.
작년엔 꾸준히 모은돈으로 결혼일주년차 가까운 나라에 여행을 갔다.
워낙 깐깐한 시엄니라서 선물을 사와도 잔소리만 널어놓고 대놓고 맘에 안든다고 하기 때문에
시누들의 선물만 사왔다. 시엄니는 그냥 돈으로 주었다.
평소에 아예 돈으로 주는게 최고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설날에 시집간 큰 시누를 못 볼것 같아서 시엄니에게 대신 전해 주었다.
시엄니는 쇼핑백안에 있는 조금마한 인형을 보고선 하시는말 '아이구 서글퍼라'
그래도 우린 면세점에서 꽤나 비싸게 준거라고 했는데.......
너무 맘이 상하고 섭섭했다.
그것과 비슷한 선물을 받은 친언니의 반응과는 완전히 달랐다.
내년에 작은 시누 시집보낸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는 말씀이'너희들 얘 시집보내는데 좀 쓰야 될거다'
시누 결혼하는데 으련히 알아서 주지 않을까 봐서 그러는지.
괜히 그런말을 하니까, 더 해주기가 싫은 마음 뿐이다.
남편이 무슨 떼돈 버는가!
하기야 시엄니는 자기힘으로 십원도 못 벌어본 사람이라서 시누시집보낼 여유돈이 있는지 걱정이다.
그러면서 시아버님에게 하시는 말이라는게
'나 이사람과 함께 살면서 제일 비싼옷이 이 40만원짜리 무스탕이다' 푸념을 한다.
과연 시엄니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우리 친정엄니는 아버지와 식당을 하며 그렇게 고생을 많이 했는데도, 그런 푸념따위는 커녕 아버지가 꿰맨 옷을 입기 때문에
비싼옷을 감히 못 입는다고 하신다. 그런 옷을 살 능력이 충분히 되는데도...........
나도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남편더러 감히 그런 말을 못한다.
우리 친정부모가 자식에게 해 준것에 비해 시엄니는 남편에게 정말 해준것도 없다.
빚내서 자식들 교육시킨다던데...
해준것도 없으면서 왜 그렇게 바라는지 이해가 안 간다.
부모치고는 정말 자기자신밖에 모르는것 같다.
다행히 자식복이 많아서 남편도 그렇고 시누들도 얼마안되는 월급받아서 떼어주곤 했다.
친정부모님은 동네에 소문날 정도로 자식들에게 그렇게 투자해도 바라기는 커녕 뭔가를 드려도 받지도 않는다.
결혼전엔 남편을 잘 보필할수 없기 때문에 맞벌이는 싫다고 동네에 돌아다니면서 누누히 말해놓고선 새로 들어온 친척며느리가 학습지교사로 돈을 많이 번다는 소리를 듣고선
설날에 갑자기 하는 말이라는게 '너도 돈 좀 벌어라'
용돈이 너무 적어서 그런 말을 하는지....정말 자식들이 돈 많이 벌기를 바라는 건지.....
도대체 왜 뜬금없이 그런말을 하는지....
설령 내가 돈을 벌더라도 시엄니에겐 절대로 말을 안 할 생각이다.
행여나 더 바랄까 두렵다.
시엄니를 보면 정말 한가지 깨닫는 것은 자식들에게 손벌리는 구차한 모습을 안 보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노후대책을 잘 해야지 라는 생각이 든다.
자식들 인생에 도움을 못줄망정 무언가 바라는 우매한 부모가 되지는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