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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가만이 며느리의 참도리인가?


BY juliana0 2001-02-08

결혼4년차의 전업주부임다. 30살이구요.
아들하나는 만 두돌이고, 둘째는 배속에 있습니다.
울 남편은 외아들에, 손아래시누가 둘, 모두 출가했습니다.

결혼당시(중매4월만에 결혼했는데,남편이 노총각이란 이유로 가능한 빨리 결혼했음.)
남편의 회사는 경기도 군포에 위치하고,
시집은 종로구 무악동에 있다보니,출퇴근이 각각 두시간씩이 걸려,
굉장히 피곤하고,
그렇지 않아도 잠돌이인데,
결혼하고 맨날 총각시절처럼 잠만 잘수 없으니깐,
신혼집을 경기도 과천(16평)에 얻어주셔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사실 외아들에게 결혼한 만큼,
시부모를 모른체 나몰라라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굳이 같이 사는것만이 며느리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남편을 이해할수 없습니다.

부부싸움일어날때마다 제일 듣기 싫은말,
"니가 며느리노릇한적있냐?"임다.

연애도 제대로 못하고 결혼해서,
자기 나이가 많으니 애부터 낳자고 해서,다행히(?)아들을 낳았고,
즐길만하니깐,둘째가 들어선건데,

뻑하면,이제 때가 되었다느니,
때가 무르익어,모실때가 되었다느니 합니다.
부모님 연세도 많다고 하면서(울시아버지 67세, 엄니64세임다)

사실 저는 시댁과 합치고 싶지 않습니다.
울 시엄니 나쁜사람은 아닙니다.
울 시아버지,술주사가 좀 있고, 큰소리를 쳐서 좀 그렇지
그양반도 그렇게 나쁜사람은 아닌 줄을 알지만,

합가해서 살다보면,
부부간의 프라이버시,애들 양육문제 등에서
자유를 빼앗길 생각을 하니, 잠이 안올 지경입니다.

제 나름대로의 대안이라면,
"그래,좋아,
부모님중에 특히 엄니가 아프시면, 당연히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몸이 좀 안좋으시긴해도(그연세에 안아픈사람이 있을까?)
나름대로 지내고 계시니깐,
시집근처로 이사를 가자"는게 제 이기적인 대안입니다.

제가 지금처럼 전업주부인상태에서 그분들과 매일 얼굴을 본다면
정말 견딜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얼마전 큰애가 아파서 종합병원에 가느라고,
시댁에서 며칠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얼마나 시간이 안가고 고달펐는지 모릅니다.

나가봐야 아는 곳도 없었고...

만약, 제가 큰 시누이처럼,제 나름대로의 일을 갖게 되다면
합가를 해도 그리 크게 스트레스 받지는 않게 될것같거든요..

울 큰시누가 우리보다 먼저 결혼하여
큰애,작은애 이렇게 있으면서,공무원생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다가 울시댁근처(시누에겐 친정이죠) 아파트에 살아요.

큰시누가 직장을 계속다닐수 있던건,
그댁 홀시어머니를 데리고 삽니다.('모시고'가 정답이지만, 애보기로 와계신거니깐 모신다고 볼수없다는 제 관점에서 씀) .
그리고 시엄마 모시고 사는걸 자랑함다.
큰 시누가 전업주부로 홀시엄마와 합가했다면,
저는 박수를 쳐줄 겁니다...

제 생각이 이기적인 걸까요?

사실 울 시엄니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습니다.
저는 임신9개월로 두달남았고, 막내 시누인 임신5개월인 상태인데,
시누와 저 이렇게 둘 있는데서,
며느리 산후조리는 나 알바아니고,니가 알아서 해라 하시는 양반이
둘째 시누는 산후조리원을 보낼(그 비용을 내주실) 모양입디다.
친손주를 낳는 며느리한테
니 산후조리는 나 상관할바없고 관심도 없다니, 그렇게 서운하게 들릴수가 없었답니다. 꼭 돈을 기대해서가 아니라,
말이라도 내가 해주면 좋겠다고 그러셔도, 저는 사양할것입니다.

글구,
울 시엄니, 큰시누는 연년생으로 애둘을 낳으면서 두달간씩 산후조리를 해주었답니다. 그때 폭삭 늙었구요.
큰 시누이 산후조리를 두달씩 두번이나 받아서
자기 엄마 늙게된건 꿈에도 모르고,
오빠 장가가더니, 늙었다고 그럽니다.
세상에, 내가 시집와서 지엄마 늙게 만들었습니까???
참 싸가지없는x입니다.

큰 애때에도 산후조리해줄 생각이 전혀 없으셨기에,
이번데도,기대는 하나도 안하기로하고,
사람을 불러서 둘째 몸조리를 하려고 계약을 했습니다만,
시엄니가 며느릴 그렇게 생각하시고 대우하시는데,
제가 성인군자도 아니고,
그 양반을 울 엄마처럼 생각할수가 있겠습니까?
시엄마 몸아프면, 시누들에게 가실 생각(?)인가 봅니다???

그런데다가 합가하자구요?
어림없는 소립니다.

울 남편,자기부모한테를 효자지만,
울 친정부모에게는 정말 나쁜넘입니다.
결혼이후 울 친정부모님께 전화한번 한적 없는 인간임다.
처남일로 야단을 좀 맞더니(하나뿐이 처남이 결혼하는데도 전화한번을 안해서,친정엄마한테 혼났는데)
혼난일로 자존심을 다쳐서,
처가일에는 이제 상종도 안하겠다지 뭡니까?
백년손님인 사위를 망신주었다구요...

그렇게 처가는 상종안한다는 사람이,
며느리되는 나는 시집에 효도하고 살라는게 말이나 됩니까?
나는 자기네 집의 씨받이요,파출부로 고용된 사람이랍니까?
파출부라면 돈이라도 받지만, 전 그렇지도 못하구있는데요.

나도 시엄니에대해서 기대안하니깐,
울 시엄니도 나에대해서 기대안했으면 좋겠습니다.
근데,울시엄니, 합가해서 살았으면 하는 눈치입니다.
합해서 눈에 넣어도 안아픈 손자놈이랑 살고 싶으신가 봅니다.
손자놈은 예뻐도 그 손자놈을 낳아준 며느리는 전혀 다른
상관없는 제 삼의 사람인가 봅니다.울 시엄니 눈에...

정말이지, 이런상태에서
꼭 합가하는 것만이
효도의 지름길인가요???

남편도 잘 설득하고, 저도 크게 불효를 저지르지 않을수 있는
방법이 있으신 선배언니덜,

많은 의견과 답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