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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직업에 따른 분류


BY 고쟁이 2001-02-21

올해 다섯살된 아들을 유치원에 보냈다.
3월에 입학식이지만 이곳은 미리 적응기간을 두어서 이번주부터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같은동에서만 다섯명의 아이들이 그 유치원을
다닌다.
그런데 어제 한 아이엄마가 전화를 했다.
유치원 원장한테 전화 받았느냐구...
물론 난 전화를 받은적이 없다.
무슨일로 전화를 했냐고 물으니 아이가 잘 도착했냐고 하더란다.
물론 잘 도착했지.
한곳에서 다섯명의 아이들이 내리니까...
엄마들이 기다렸다가 데리고 오는데 무슨일이 있을리 없지...
유치원에서 무슨일이 있었냐고 물으니 아무일도 없더란다...
그냥 안부 전화라고...
그집은 아빠가 소위말하는 "사"자 직업을 가지고 있다.
나만의 편견일까?
전화를 받은이후 영 찜찜한 마음을 가눌수가 없다.
오늘아침에도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면서 그 아이엄마 다른엄마들한테
또 전화받았느냐고 확인한다.
역시 자기외엔 아무도 전화를 받은 엄마가 없었다.
그아이 엄마 얼굴에 슬쩍 비치는 우쭐한 표정을 난 보고야 말았다.
그 씁쓸함이라니...
다른 엄마들도 나와같은 기분이 들었을까?
순간 난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원장이 있는 유치원에 아이를 보냈으니....
아빠의 직업으로 분류되는 아이들...
사는 집의 평수에 따라 분류되는 아이들...
말로만 듣던 그일이 지금 나에게도 닥친 것이다.
이제 다섯살된 아이가 부딪친 세상의 편견...
아니 아이가 아닌 엄마가 느낀 세상의 편견이다.
난그저 우리의 아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라주기만을 바랄뿐이다.
일부 소수의 어른들때문에 상처받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이 아이를 잘 지켜줘야
하는데...이 모습 이대로 잘 지켜줘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한다.
일부 소수가 아닌 다수의 엄마들!
우리의 아이를 건강하게 편견없는 아이로 잘 키우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