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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꼭 낳아야 할까요?


BY 사라 2001-02-22

결혼한 지 5년째이고, 나이는 33세인 주부예요.
결혼하고도 전 아기를 갖는 게 두려웠어요.
원래는 결혼하는 것 자체도 두려웠죠.
아마 행복하지 못한 부모님의 결혼생활을 보고 자라서 그런가봐요.
하지만 남편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연애도 오래 하고 결혼했지만 한결같고 재미있고 성실하고...
남편으로서는 100점감.
그런데 저희는 아기를 갖지 않고 있어요.
아기를 가졌을 때 생기는 경제적, 정신적 모든 변화들이 그냥 막연히 두려워요. 이유가 상당히 유치하죠?

남편과 저, 두 사람 다 그래요.
결혼 후 직장생활을 했기 때문에 처음엔 피임을 했고...
1년 전부터는 피임도 하지 않았는데 아기가 생기지 않아요.

그런데 우리 부부의 공통점이 있어요.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길을 가다가 예쁜 아이가 있다고 해서 한번 더 눈길이 가고... 그런 일은 전혀 없죠.
가까운 사람들의 애기를 보면 빈 말로 예쁘다고 해주지만 사실 진짜 예쁘다고 느끼지도 않고, 부러워하지도 않죠.

그나마 애를 낳아야 하나 하고 생각하는 이유는... 제가 분석해 본 결과.. 남들도 있으니까.. 라는 단순한 이유같아요.
전 결혼하면 당연히 아기 낳아야지 라는 생각을 하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무척 부럽더라구요... 나는 왜 이렇게 이상하게 생겨먹었는지...

물론 아무리 그래도 내 아기가 생기면 보석처럼 예쁠 거라는 거...
물론 다른 부분도 고려해야겠지만 자식이 주는 기쁨이 매우 크다는 거...
이런 통속적인 이야기는 저도 다 알아요.
막상 아기를 낳으면 남보다 더 극성엄마로 돌변할지도 모르죠.

저는 생기면 낳지만 내심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해요.
남편도... 생기면 좋지만 안 생겨도 그만... 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사실 아기 낳기에 적은 나이도 아니잖아요...

정말 철딱서니 없는 부부죠?
너무 단순하고...

선배님들의 조언 많이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