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산에 사는 초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랍니다.
서울 사는 남동생이 이사를 했어요. 결혼 3년째가 되어가지만
워낙에 멀고 올케도 맞벌이를 하니까 한번 가보기가 힘들더군요.
한번 오라고 말도 있고, 애들 방학동안 멀리 여행 한 번 못가봤고
해서 이번 봄방학때 가볼려고 언니들이랑 계획을 했더랍니다.
2박3일 동생집에서 숙식해결, 형부가 연결해줘서 렌트카도 무료,
롯데월드티켓도 무료, 오며가며 기차비용과 용돈정도면 되겠다싶어서
결정했어요. 우리 애들 서울 한번도 못가봤슴다. 저도 가본지 10년
넘었슴다. 다소 어려운 형편이지만 따로 갈려면 비용이 몇배나 들지
않겠습니까? 저도 알바이트해서 번 돈 맨날 표안나게 생활비에 섞여
쓰여져버리곤 했는데, 그 돈으로 아이들 견문도 넓혀줄겸해서
가기로 했답니다. 며칠 즐겁게 지내고 오면 나 좋고 애들 좋고.
그.런.데
남편이 가지말랍니다. 자기는 힘들게 일하는데 놀러갈 생각하는 내가
기가 막힌답니다.(울 남편 하는 일이 요즘 조금 힘들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어디 나 혼자 관광간답니까,우리 애들 기회 닿을 때
서울구경 시켜주고 싶은 내 맘, 헛바람든겁니까?
저 나름대로 가정 잘 꾸리고 있습니다.
아들눔들 건강하게 키우구, 남편한테 잔소리 안하구, 맨날하는 술,
시중도 잘 들어줍니다. 시부모님하고도 잘 지냅니다.
근데, 이 며칠 애 달고 가는 휴가도 못 주겠다는 겁니까?
정말 화가 나서리,,,,
어제 그 일이 있었는데, 오늘 아침 채려논 밥도 안먹고 나가서
아즉도 안들어오고 있슴다.
우리 형부들은 다녀오라고 쉽게 말하는데, 왜 나만 이런건지.
지가 여태꺼정 남편이 반대하는 일은 어지간해선 안하는 여자였슴다.
그 일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말입니다.
우리 시아버님이 늘 그러셨답니다. 시어머님 계하시는 아줌마들 놀러
간다는 얘길 하면 "내가 다음에 델꼬 가주께" 그러셔서 여지껏
우리시어머님, 그 흔한 관광버스 한번 못타보셨슴다.
울 시어머님 저한테 그러심다.
나처럼 살지마라,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라' 그러심다.
이번에도 우리어머님 잘 다녀오라셨는데,,,
언니한테 제 표도 끊어놓으라고 했슴다.
우짜든지 함 가볼라꼬예.
또 한번 제 풀에 꺾이면 앞으로 먼 길은 끝장이다 싶어서.
울 남편 들오면 세게 나가야 할지, 아님 아부에 애교로 나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슴다.둘다 별로 자신은 없지만서두.
우리나라 좁은 땅덩어리 같애도 부산에서 서울,
한번 가보기 정말 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