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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벌렁벌령,,다리가 후들후들..


BY 아내 2001-03-01

매일늦는 남편이 오늘은 휴일이고 내일 큰애 입학식이 있다고 해서 아이 입학선물을 사준다고 백화점에 가잔다
하지만 난 그냥 남편이 밖으로 나가줬으면 바랬는데..
시어머니 모시고 산뒤부터는 남편과 같이 있는 시간이면 남편은 잔소리가 심해 진다 엄마 식사챙겨라 혼자 뭐하시냐등등등
그래서 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나 아이들까지 있는 날이면 난 왠지 불안해 진다(참고로 난 음식하는걸 많이 싫어한다)
오늘도 여지없이 일이 크게 터지고 말았다
남편이 늦게까지 자길래 목욕이나 갔다와야 겠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도 같이가자고 몇번이고 권해도 싫단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같이가자고 했더니 결국은 안간다고 하시길래 그냥 아이들 데리고 다녀왔다
다녀와서 울 남편하는말 "엄마도 데리고 다녀오지 너만 같나왔다"하더라 나도 어머니하구 같이 가고 싶었다 아이들도 둘 데리고 닦을려면 힘들것 같아서 그리고 울 남편 어머니하고 나 다정하게 가면 좋아할것 같아서 같이 가자고 했는데 결국은 싫다는 우리어머니 마음까지 내가 책임져야 한단 말인가
남편말에 대꾸도 안하고 밥안먹었다길래 차려서 남편과 나 둘이 먹었다 어머니는 방에서 자는것 같구 왠지 부르기도 불편하고 또 어머니는 아침을 10시에 드셨길래 안드실것 같아서 그냥 둘이만 먹었다
오후 3시가 돼서 엄마 밥안먹느냐구 남편이 가서 물었더니 난 국수 조금 끓여먹으면 된다고 국수하고 김치하고 들고 나가신다
오늘따라 난 설겆이도 안하고 피곤하길래 잠이 들었는데
남편이 험학한 인상을 하면서 설겆이도 안하고 엄마 밥도 안챙긴다고 난리가 아니다 그래서 어머니한테 가서 제가 설겆이 한다고 했더니 우리 어머니 고집이 있으셔서 괜찮다고 그냥 하실려고 하길래
참을수 없어서 집을 나와버렸다 집을 나오긴 처음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머니도 원망스럽다 그렇게 하시면 분명 내가 아들한테 안좋은 소리 들을줄 뻔이 알면서 아들이 물으면 그래 우리 뭐 해먹을까 하시던지
어멈아 우리 국수 삶아먹자 하시면 좋을텐데 꼭 그렇게 하셔야 하는지
그리고는 국수 삶아서 당신방에 들어가서 혼자 드신다
아들이 그꼴을 보면 또 날 죽일듯이 쳐다 보겠지
그걸 견딜수 없어 나와버렸다
사실 나도 잘못한건 인정한다 며느리로서 어머니 식사 챙겨 드리지 못한건 잘못한 일이니까
하지만 남편이 매일 늦어서 우린 어머니와 나 둘이서 생활을 하는 편인데 어머니는 그냥 편한데로 점심은 알아서 챙겨 드신다
난 그게 편하기도 하고 해서 그냥 내버려 두었는데..
난 남편과 사이가 아주좋은 부부였다
날 끔찍히도 예뻐하고 자기 아내를 자랑스러워 하기도 했는데
결혼은 둘만의 일이 아니라는걸 요즘 실감한다
어쩜 이렇게 달라질수 있단 말인가
내가 어머니에게 잘해야 그에게 사랑을 받을수 있다니...
난 남편과 결혼했는데...
가슴이 터질것 같다 일 수습할일도 막막하고
내일 아이 입학식인데 안들어 갈수도 없고
실컷 울고 싶은데 눈물도 안나온다
어찌해야 현명한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