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컴을 안지가 몇일 안되서 요즘 밤낮으로 시간 날 때마다 들어와서
여기 저기 들어가서 다른 분들의 얘기를 읽고 또 읽고..그러고 사는디요...
울 시엄니좀 말려 주셔요....
울 시엄니는요 참 살아오신거이 산전수전 다 격으면서 사셨거든요.
아버님이 큰시숙14살, 작은시숙12살, 남편10살 때 돌아가시구
시어머니(나한테는 시할머니)한테 돌아가실 때 까지 갖가지 시집살이
를 당했고 (돌아가신지 몇년 안됨)..심지어 시동생, 시누이 남편까지
한테 매까지 맞으면서 세 아들을 키웠읍니다.
그 많은 시련들을 어찌 제가 이해할 수가 있겠습니까...
잘 압니다..얼마나 힘들게 혼자서 세 아들들을 키웠겠습니까..
해서 남편은 직장 들어가서 부터 지금까지 6년을 매달 20만원씩
용돈을 드립니다. 큰시숙,작은시숙네는 별로 형편이 좋지 않아서
모든 집안 행사를 저희가 부담합니다.
...그런 것은 별로 신경 안씁니다.
아직까지 아이가 하나고 어려서 돈도 많이 들어가지 않고, 그걸로
싸우기 시작하면 우리가정은 매일매일이 지옥일 거니까..저는
남편이 필요하다고 하면 큰집이건 작은 집이건 어머니께건 하라는
대로 다 합니다..
문제는 우리 어머니십니다.
혼자서 세 아들을 키우다 보니 안해 본 것이 없을 정도로 고생을
하셔서 그런지 울 시엄니의 절약정신은 거의 초인간적이십니다.
형님과 제가 우스게 소리로 말하는데..어머니 집에서는 똥물밖에는
버리는게 없다고 할 정도니까..이정도면 어떤지 짐작하시겠지요?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예를 들자면
..울 엄니는 화장실을 가시면 나올 줄을 모르십니다.
밖에서 두다리를 꼬고 거의 쓰러질 정도가 되어서야 나오십니다.
화장실에서 무엇을 하시냐구요?..처음에 세수를 하십니다.
그 물을 욕조에 모아두십니다.그리고 볼일을 보시고 그 물을 화장실
물통에 붓고 물을 내립니다.
물론 세탁기는 거의 이용하지 않습니다.모든것을 손빨래 하십니다.
당연히 욕조에 모아둔 물로요..근데 그 물이 자꾸 모이다 보니까
밑에 부유물들이 가라앉아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도 절대로 버리지
못하십니다.
당연히 저희가 어머니집에서 며칠 묵을 경우면 빨래를 손 빨래 해야
합니다. 세탁기를 돌리고 싶어도 어찌나 눈치가 보이는지...
여름이면 괜찮은데 겨울에 따뜻한 물도 조금나오고 참 죽을 지경입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고요..석유 한드럼 넣으면 아무리 추운 겨울
이라도 거뜬히 나십니다..겨울에 어머니집에 가면 우리는 내복에
두툼한 외투에..언젠가 큰시숙이 집안 보다 추운 겨울날의 밖의
날씨가 더 따뜻하다고 할 정도니까요.
한가지만 더 울 엄니는 쓰레기도 쓰레기 봉투에 버리지 않습니다.
어떻하냐구요? 종이는 모아서 옥상에서 태우구요..음식물만 봉투에
싸서 다른 사람이 내 놓은 쓰레기 봉투에 매달아서 버립니다.
어쨌거나 그리하여 아끼고 먼길도 걸어다니시고(골다공증이신데도)
잘 드시지도 않고 ..아껴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데요..
나..참 기가 막혀서..
뭣 사시냐면 그거 있잖아요..노인들 상대로 등쳐먹는 인간들..
티비에 자주나오는 그거..
하다못해 보리쌀부터..큰거는 며칠전에 들여 놓으신 일백구십만원
짜리 세라젬 의료기...울 엄니 그거 사시는 이유가 눈물 겨워요.
울 작은 시숙이 코골이가 심하거든요..수술 하려고 갔더니 그냥
살라더래요..잘 못 건드리면 부작용이 심하다구요..
그런데 엄니께서 그 의료기에 누워서 한달 만 치료 받으면
싹 낳는다고 하시면서 사셨대요..
의료기가 그거 뿐이면 뭘 그러냐 하나 사두려라..그럴 분들을 위해서
말하는데요..그런 의료기가 두대가 더 있어요..
미건 의료기인가..공공칠가방에 올록볼록 있는거..또 무슨 원적외선
인가하는 빨간불 나오는거...
울엄니 집을 오시면 모두들 두번 놀라십니다.
하나는 너무 오래된 호마이카 찬장에 놀라고 (아직까지 새것 같음)
두번째는 너무 많은 화장지에 놀라고..마치 화장지 장사를 하는
집마냥 장농위건 어디건 올려놀 공간이면 공간마다 꽉꽉 쌓여 있고
그리 많으시면 쥐위사람들한테 좀 나누어 주시시 달랑 세아들집만
보내 주시니 그 많은 화장지들을 다 언제 쓰실런지..
어디서 났냐구요? 물론 산건 아니구요..할머니들 모아 놓고 이런
저런 것들 선전 하면서 나누어 준대요..그런데 그것을 하루 이틀이
아니고 매일 매일 가서 받아오시니 쌓일 수 밖에요.
그냥 받아만 오시면 참 좋은 일인데 사람이 어떻게 받기만 해요
누가 샀다면 옥매트건 청소기건 줄줄이 사다 숨겨 놓아요
남편한테 들키면 울 신랑 날뛰니까..그러다가 들켜서 뭐라 그러면
"엄마 차라리 엄마 한테 소용있는 보약을 해 드시던지 하지
왜 효과도 입증되지 않는 것을 사들여요."어쩌고 하면 "니들이
나한테 뭘 그리 해준것이 있냐..등등..이렇게 나오시니 말릴 수도
없고..아니 말려도 소용 없어요.
그냥 그 사람들이 노인네들 속이려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
모두 믿고 그걸 다 사실려고 하시니...
그렇다고 용돈을 줄이면 아마 줄인대서 절약해서 사시겠지요..
혼자 사시니 드시는 것도 부실하시고 편찮으시면 병원도 잘 안가실려고 하시면서 매일 어디 어디 아프시다고만 하시니...
한치 건너 두치라고 남편은 그런 엄니가 불쌍하기만 한가본데
저는 불쌍하시고 안된 생각이 들다가도 아들이 힘들게 벌어서
드리는 피같은 돈을 어쩌면 엉뚱한 놈들 한테 다 가는구나하는
생각에 너무 화가 날 때가 더 많아요..
이럴 때는 어쩌면 좋지요????
누가 좀 우리 엄니좀 말릴 수 없나요?
안녕히 계세요..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