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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더러 재수없단다.


BY 바다1 2001-03-05

우리식구 먹여 살리느라 맨날 아프다니 약국에서 영양제까지 사다가 먹였죠. 지는 내 아플때 약 한번 사다준적 없었습니다.
맨날 아프데요. 아주 아프다는 소리에 신물이 납니다. 등치도 크고 잘 먹는데 왜 맨날 아프다는건지....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입니다.
지 몸 아프면 병원은 잘 가요. 약이라면 사죽을 못쓰고 먹어대죠.
그리고 지 교육가는데 지 짐을 왜 내가 싸야합니까?
내가 뭐가 필요한지 아냐고요? 지는 컴퓨터하면서 날 더러 짐을 싸래요. 아프다고 잔심부름을 다 해주었는데 몸이 괜찮으면 지 일은 지가 해야지.
그래서 내가 물었죠. "설마 가방을 당연히 여자가 싸주는걸로 알고 있지 않느냐고. 내가 출장가면 자기가 내 가방 싸주겠네." 라고요.
그리고 나에게 돌아온 말 "야, 관둬. 너 재수없어. 너땜에 되는일이 없어. 어디서 배워 처 먹었어. 신랑이 하라면 하는거지. 재수없어."
나 땜에 재수없단말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나땜에 안된 일이 뭐가 있냐고. 아기가 아프면 내가 재수없어 아프데요.
그 뒤로 쏟아지는 말도 안되는 비아냥, 생트집.
나도 지지않고 꼬박꼬박 대꾸를 해줬죠.
지 혼자서도 짐 잘 싸대요. 그리곤 밤 10에 불끄고 자라는 겁니다.
지놈이 잔다고 식구 모두가 잠을 자야 되는겁니까?
내가 먼저 잘때 지놈도 잤냐고? 항상 이랬어요.
잠도 오지 않는 울 아가는 어두운 방을 돌아다니다 지쳐 잠이 들었죠. 6시 30분에 출근한다고 날더러 6시에 일어나랍니다. 명령조로 .
오늘 아침 7시에 나가더군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밖에서는 유능한지 몰라도 집에 들어오면 손도 까딱않하죠.
물,리모콘,양말,등등 도대체 넌 손이 없고 입만 있는거니?
부부란 결코 남녀평등이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까?
종속관계도 아니고 계급도 아니잖아요. 늘 부하다루듯 하는 남편.
늘 나는 모자라고, 멍청하고, 배운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하나 없는 무능한 아내란 소리를 듣고 삽니다.
그러면 전 속으로 말하죠."개쉐이. 니도 병신이다. 니는 혼자서 하는게 뭐가 있느냐. 지 혼자 잘났지. 병신**"
참는게 미덕일까요?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남자들의 그런 심리는 변화는 없는거죠. 늘 아내는 내 밑이다라는. 아내에게는 아무 말이나 해도 되고, 남편은 하늘이고.
그 놈 성질로 봐서는 조만간 한대 치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