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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너무 속상해요


BY 머리 아픈 여인 2001-03-05

저희 시부모님은 지방에 계십니다.
저는 작년에 결혼을 했는데 결혼직후에 시어머님이 그런 말씀을하시더군요. 서울로 이사를 하고 싶으시다고.
참고로 저희 시부모님은 1남 3녀를 두셨는데 시누이 둘과 저희가 서울에 살고 있답니다.
눈치를 보아하니 시누이들이 부모님을 서울로 오시라고 많이 부추기는거 같더라구요. 누나들 사이에 끼인 신랑은 어머니 좋으실대로 하라는 주의구요.
노년에 자식들 가까이 살면서 손주들 재롱도 보시고 알콩달콩 살면 그보다 더 좋을순 없겠지요?
저도 거기까진 아무런 토를 달고싶지 않습니다.
시부모와 가까이 살면 이래저래 귀찮은일도 많고 짜증도 나겠지만 거기까진 감수할 용의도 있구요.
문제는 돈이더군요.
- 저희 시부모님은 경제력이 없으세요. 다달이 저희집에서 생활비보내드리는 걸로 생활하세요. 시누이들은 고정적으로 드리는거는 없지만 가끔 용돈식으로 드리는거 같구요.-
지방에서야 본인들 집이니 생활비만 들면되겠지만, 그집을 팔아서 서울로 오면 그만한 평수의 전세집을 구할수도 없을뿐더러 설령 그보다 못한 평수의 집을 구하셨더래도 앞으로 천정부지로 뛸 전세비며, 이사비용이며 감담할 능력이 안되시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런저런 상황을 설명드렸고 또 말렸읍니다. 아마 서운하셨을거예요.
본인 자식들은 모두들 환영하는 분위긴데 저혼자 딸랑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했으니까요.
헌데, 지난 주말에 시어머니 한테서 전화가 왔더군요.
집이 팔렸다구요. 얼마를 받았으니 너희들이 잘 상의하라구요.
갑자기 결혼할 당시의 난감했던 때가 생각나더군요.
양가 상견례후 결혼날짜잡고 신혼집을 구해야되는데, 울 신랑 가진돈이 하나도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했나구요? 회사에서 대출받고 친척들에게 빌렸답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멈추질 않았어요. 결혼식비용에 주식때문에 은행에서 대출받은것까지, 모두 빚으로 남았더군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이미 결혼은 했고.
'우린 아직 젊으니까'이렇게 되뇌이며 스스로 위로도 받고 용기도 갖고 했습니다.
다행히 신랑회사에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는 바람에 빚도 어느정도 갚고 이젠 회사에서 대출받은것만 남았답니다.
어제 남편과 얘기를 했습니다. 시어머니 말대로 상의를 한거죠.
우리 시부모님은 지금사시는 평수 이하로는 이사하기 싫다고 하셨대요. 그런다고 집판돈으로는 어림도 없는 얘기죠. 여유돈이 있는건 더더욱 아니구요.
울 남편은 은행대출을 2000만원 받아서 시부모님 전세비에 보태자고 하네요. 달달이 내는 이자는 시누이들이 책임지기로 했다면서.
너무너무 머리가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