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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은 안으로 굽는다?


BY 그런거군 2001-03-05

토요일에 차안에서 남편과 잠시. 다툼이 있었죠.
시청자 사연 읽어주고 선물 보내주는... 그런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고 있었는데. 저희 남편은 그런거 들으면 저거 다 거짓말이야. 라고 늘. 그러는 사람이죠.
물론 제가 듣기에도 좀 과장됐다 싶거나 거짓말이 아닐까 하는 사연도 있지만요.
그날도 어떤 사연을 듣고 남편이 그런식으로 말을 하더군요.
그런데 전. 그렇게 말하는게 너무 싫거든요.
그래서 그랬죠...
그렇게 부정적인거 아버님 영향인거 같다고. 사람 못믿고 의심하고.
원래 저희 남편도 자기 아버지를 무척 싫어해요.
정말 저희 아버님은 당신 빼고는 다 모자란 놈들이고 도둑놈들이고 생각없는 놈들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거든요.
남편이 그런식으로 말하면 아버님을 그대로 닮은거 같아서 무척 속상하고 사람이 왜 저렇게 꼬였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제 말을 듣더니 남편이 화를 내더군요.
그러더니 친정 이야기를 하는겁니다. 저희 친정은 어른들이 다 경상도예요. 그러니 아무래도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시죠. -.-
어떤 이야긴지 짐작이 가시겠죠?
하여간 그래서 우리집안을 한심하게 보는듯 말하는겁니다.
뭐 저도 어른들이 그런말할때면 아유. 왜들 저럴까. 싶지만 워낙에 그러시니 그냥 그려려니하고 나나 그러지 말자. 하죠.

친정식구들의 그런 모습 저도 좋아하는 모습이 아니라 주춤하였고 더 이상 서로 싸우기 싫어해 한동안 말 안하다 그냥 풀렸죠.
그런데 생각할 수록 화가 나는거예요.
나는 아버님을 욕했다기보다는 그런거 그대로 닮은 자기가 싫어 한마디 한건데... 전 우리 친정쪽이 그런 분위기여도 나는 저러지 말자. 지역감정 안가지고 살려는 사람이거든요.

생각하니 이 남자가 지 아버지 욕했다고 우리 부모 욕하는거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게... 내 참. 싶더라구요.자기입으로 싫다고 지독한 사람이라고 욕할때는 언제고 내가 한마디 한거 가지고 우리 친정 꼬투리 잡기는!

자기가 얼마나 어릴때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워하며 살았는지 아냐고. 아버님이 얼마나 함께 살기 어려운 사람이고 나쁜 아버진지 말하면서 너는 모른다. 이해못한다 할때는 언제고 그래 니네 아버지 나쁜놈이다. 이러면 오히려 화를 내네요...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말. 괜한말이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