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000

시부모님이 부담스러워서 미치겠어요.


BY 나쁜며느리 2001-04-06

우리 시부모님 그야말로 자식낳은거 외에 한거 아무것도 없는 분들이시져. 그래요.....고등학교까지 보내주었네여. 그나마 딸은 국졸이구여. 그리고 아들들, 장학금받아서 대학교 마치고 아르바이트해서 집안 생활비 대면서 그렇게 공부했어여.

시부모님 아무것두 가진거 없구, 아들들 대학 들어가면서 아르바이트해서 생활비 대는 돈으루...글구, 시어머니가 날품팔아 겨우겨우 살면서도 빚이 장난이 아니예여.
자식들 공부시키느라고 진 빚도 아닌데, 울신랑이 직장에 들어가서부터 결혼하고 3년될 때까지 그 빚을 갚아드렸네여.

물론 아직두 빚이 남아있져.
가진건 없으셔두 오지랍이 넓으셔서 남의 일에 나서기 좋아하시니, 다연히 그 빚은 자식몫이져.

결혼할 때, 저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식장에 들어갈 때 끼는 장갑까지 저희 친정에서 준비했을 정도로 암것두 안하셨답니다.
오히려 결혼할 때, 남편이 시집에 대출받아 2000만원 주었어여.

그러니....저희 사는게 오죽했겠어여?

말로 하면 뭐해여.

지금 늙으셔서 일을 못하시져. 우리하고 같이 사시겠다고 저 결혼할 때부터 저 불러다가 세뇌하시데여.
참고루 저희는 막내거든여.
형이 둘 있는데, 두 며느리한테 세뇌시키시다가 실패하셨거든여.
그도 그럴 것이 두 형님이 결단코 잘하는 며느리들은 아니지만, 빚만 잔뜩 거머쥐구두 남들이 하는건 다하고 싶은 시부모님 누가 좋다 하겠어여.
게다가 찢어지게 가난한 시누이 도와주라고 아들들을 들들 볶아대니, 아들들이 재산마련하고 사는 것도 아닌데, 누가 좋아하겠느냐구여.

근데 저희 신랑은 맘이 무진장 약하거든여.
그러니까, 저희 신랑하고 저보구 맨날 돈없다구 그러시구....우리두 시집?S 값느라구, 결혼 6년이 지났는데두 아직 코구멍만한 전세집에 사는데....같이 살구 싶으시다구....에구....

근데여.
남편두 모시구 살 자신은 없는가 보더라구여.
왜냐면 시부모님 모시면 시부모님이 지고 계신빚 현재 5000만원 저희가 해결해야 하거든여. 게다가 하고 싶은거 많으신 시부모님....아들들이 있으면 호강한다고 믿는 분들이라...그분들께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거든여.
저희 자식들도 가르치구, 입혀 키워야 하는데, 혼자벌어 그걸 감당할 자신은 없나봐여.

지금은 그냥 생활비만 매달 얼마씩 꼬박꼬박 드리고 있어여.
형들은 다 모른척 하구 있구여.

근데.....문제는 앞으로 시부모님께서 돌아가시면 그 비용을 자식들이 해야되잖아여. 저 벌써부터 그게 부담스러워서 죽겠어여.
저 나쁜 며느린가여?

만약에 아프시기라도 하면 그 병원비는 다 어떻게 해여.

두분들 아무 준비도 계획도 없이 되는대로 살아오신 분들이고, 지금도 아들있는 사람은 모든게 다 해결된다고 믿는 분들인데.... 부모님 앞으루 적어두 1000만원은 모아두어야 할 것 같은데....그래야 두분 장례비용이라두 할거 아닌가여.
근데, 그 1000만원이 저희가 4년은 모아야 하는 돈이구...그럼 내 새끼들은 어떻게 해여.

아...돈없는 집안에 시집온 슬픔이 뭔지 살면 살수록 새롭게 느껴지네여.

시어머니, 자식들이 300~400 만원 내놓아 부모님 뭐 해드리는걸 당연하게 아시거든여. 근데, 있는사람한테는 300~400이 적은 돈인지 모르겠는데, 저희 같은 사람들 한테는 그게 무진장 큰 돈이거든여.

게다가 누가 어디로 여행을 갔다구....그 말로만 듣던 해외여행의 꿈에 부풀어서 맘약한 울 신랑 붙들구.....요즘 난리난리 시랍니다.
대출이라두 받아서 보내드렸으면 하구 신랑은 바라구...신랑은 맘이 많이 아픈가봐여.
호강한번 제대로 못하고 사신 부모님이 불쌍해서 보내드리구 싶은가봐여.
근데, 저는 며느리라 그런지....그게 왜 자식이 가슴아파해야할 부분인가 싶네여.

그 해외여행인가 뭔가 하는데, 400만원은 족히 들거 같은데, 그걸 저희보구 어쩌라구여.
그러니 안해드리자니 맘약한 아들, 가슴이 아파서 한숨쉬구....해드리자니 제 눈에서 피눈물이 나네여.

나 시부모님이 부담스러워서 미치겠어여....
어째 그렇게 자식들의 짐이 되실 수 있을까여...
참으루 노인네....불쌍하구....늙는다는 거 하나만 가지고도 마음이 쨘하지만, 그러니, 없는 자식덜이 땅을 파서 돈을 마련하겠어여, 은행을 털겠어여...

어느날 아버님이 저보구, 집 살 필요 없다구 하시데여.
시부모 공양 잘하면 나중에 우리한테두 자식들이 똑같이 베풀거라시데여.
저 그말듣구, 그 앞에서는 암말 안했지만, 가슴속에서 피눈물이 나면서....난 늙어두 자식한테 저란말 절대루~~~~하지 말구....자식들 짐이 되지 말아야지...다짐하면서 그냥 고개 숙이구...있었답니다.

시부모님 앞으루 장례비용이라두 마련하려면 앞으루 적금이라두 들어놔야 할 거 같은데,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하구...

울 시엄니, 부조금 들어온건 당연히 남으신 한분이 쓰셔야 한다구 생각하시거든여. 그러니 부조금으루 비용을 한다는건 말두 안되구여.

울 신랑은 할만큼했구, 지금두 할만큼하면서두, 자기가 능력이 없어 부모님 바라는거 다 못해드린다구 혼자 자책하구 있더라구여.
속이 터져여 정말.
왜 울 시부모님은 자식을 이렇게 만드실까여. 당신들이 당신들 인생을 대책없이 사셔 놓구서.
그렇다구 자식들 가르치느라구 못살구 빚진것두 아니구...오히려 자식덜이 대학다니면서 생활비대구 그 바람에 못먹구, 공부하랴 아르바이트해서 생활비 대랴 고생만 해서 아덜덜이 전부 간염에 걸려서 지금두 조금만 피곤하면 다덜 초죽음이 되는구만.

아~~싫다. 정말.

돈이 웬수네...증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