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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이트에서 퍼온 가슴 찡한 이야기...


BY ㅠ ㅠ 2001-04-10

아내가 어이없는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난 지 4년, 지금도 아내의 빈자리는 너무나 크기만 합니다. 스스로 밥 한끼 끓여먹지 못하는 어린아이와 남편을 두고 떠난 심정이야 오죽했겠습니까마는 난 나대로 아이에게 엄마 몫까지 해주지 못하는게 늘 가슴 아프기만 합니다. 언젠가 출장으로 인해 아이에게 아침도 제대로 챙겨주기 못하고 출근준비만 부랴부랴 하다가 새벽부터 집을 나섰던 적이 있었지요. 전날 지어먹은 밥이 밥솥에 조금은 남아있기에 계란찜을 얼른 데워놓고 아직잠이 덜깬 아이에게 대강 설명 하고 출장지로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일이 손에 잡힐리가 있나요? 그저 걱정이 되어 몇번이나 전화로 아이의 아침을 챙기느라 제대고 일도 못본 것 같습니다. 출장을 다녀온 바로 그날 저녁 8시... 집으로 돌아온 나는 아이에게 간단한 인사를 한 뒤 너무나 피곤한 몸에 아이의 저녁걱정은 뒤로 한채 방으로 들어와 양복상의를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 침대에 대자로 누웠습니다. 그순간 "푹" 소릴를 내며 빨간 양념국물과 손가락만한 라면 가락이 침대와 이불에 퍼질러지는게 아니겠습니까? 퉁퉁 불은 컵라면이 이불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게 무슨일인가는 뒷전으로 하고 자기방에서 동화책을 읽던 아이를 불러내 옷걸이를 집어들고 아이의 장딴지와 엉덩이를 마구 때렸습니다. "왜 아빠를 속상하게 해! 이불은 누가 빨라고 장난을 쳐,장난을!" 다른때 같으면 그런말은 안했을 텐데 긴장해 있었던 탓으로 때리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을때. 아들 녀석의 울음섞인 몇마디가 나의 매든손을 멈추게 했습니다. 아들의 애기로는..... 밥솥에 있던 밥은 아침에 다먹었고, 점심은 유치원에서 먹고, 다시 저녁 때가 되어도 아빠가 일찍 오시질 않아 마침, 싱크대 서랍에 있던 컵라면을 찾아냈다는 것입니다. 가스렌지 불을 함부로 켜선 안된다는 아빠의 말이 생각나서 보일러 온도를 목욕으로 누른후 데워진 물을 컵라면에 붓고 하나는 자기가 먹고 하나는 출장 다녀온 아빠에게 드리려고 라면이 식을까봐..내침대 이불 속에 넣어 두었다는 것입니다. 그럼 왜 그런얘길 진작 안했냐고 물었더니 제딴엔 출장다녀온 아빠가 반가운 나머지 깜박 잊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 아들앞에서 눈물을 보이는것이 싫어 화장실로 뛰어 들어간 저는 수돗물을 크게 틀어 놓고 엉엉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한참이나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와서는 우는 아이를 달래 약을 발라주고 잠을 재웠습니다. 라면에 더러워진 침대보와 이불을 치우고 아이 방을 열어 보니 얼마나 아팠으면 이부자리 속에서도 흐느끼지 뭡니까? 정말이지 아내가 떠나고 난 자리는 너무 크기만 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나는 그저 오랫동안 문에 머리를 박고 서 있어야 했습니다.